[빅리치+/⑩]'읽을 수 있는 건 모조리 읽어라'
인생에서 큰 성취를 이룬 인물들이나 막대한 부를 쌓은 부자들은 늘 뻔한 말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말을 마치 가르치듯이 전달하는 게 부자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실천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독서’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비단 부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역사적 위인이나 현재의 명사들로부터 ‘독서’의 중요성은 너무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당신이 너무 자주 듣는 만큼 실제로 독서를 하고 있는가를.
‘책 속에 길이 있다.’ 너무도 익숙한 이 명언을 실제로 실행해 검증한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독서를 통해 성취를 이루고 길을 찾은 소수의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명예를 얻고 ‘부자’라는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해 ‘길’을 찾은 사람은 소수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읽을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읽어라.” 세계적 부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을 받을 때 여러차례 했던 말이다.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유명한 버핏은 '다독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언론 인터뷰 등 여러 자료에 따르면 버핏은 미국 네바다 주 오마하에 있는 버크셔해서웨이 회의실에서 투자전략 결정의 판단과 금융 역사상 전례 없는 투자 성공이 가능했던 결정적 비결로 꼽는 것도 성장기 독서였다.
버핏은 한 인터뷰에서 "나는 오마하 공공 도서관에서 제목에 '금융'이 들어간 책을 10살이 되기 전 모조리 읽었고, 어떤 책은 두 세번씩 읽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독서는 금융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유명한 자기계발서나 경제경영서, 소설 등 문학 작품도 다양하게 버핏의 독서목록에 포함돼 있다. 그는 주주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내는 '주주서한'을 통해서도 읽은 책의 핵심 내용이나 좋은 구절을 공유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버핏의 독서는 '검증'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실제 경영이나 투자, 인간관계 등에 적용해보고 독서의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버핏의 독서에 관한 에피소드에 자주 등장하는 책 중 하나는 '1000달러를 버는 1000가지 방법'이다. 이 책은 버핏이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계기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의 첫 장 제목은 '기회는 찾아온다'이다. 그리고 그 장의 첫 문장은 "지금이 미국 역사상 창업하기 가장 좋은 때"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특정 시기가 아니라 목표를 위해 과감한 실천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문장이다.
이 문장에 따라 버핏은 이미 11살에 '35살이 되기 전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여러가지 사업으로 16살에 버핏의 저축액은 5000달러나 됐다.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6만 달러가 넘는 돈이다. 그리고 그는 실제 목표한 35살 보다 무려 5년을 앞당긴 30살에 이미 백만장자가 됐다.
버핏은 또한 가장 오랜 기간 '슈퍼리치'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대표적 부자다.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와 세계 최고 부자 순위 1, 2위를 나란히 했던 버핏은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발표에서 자산이 1540억달러(한화 약 2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버핏은 94세로 가장 고령이면서도 IT와 빅테크 기업 창업자들이 대부분인 명단에서 전통의 '금융 투자' 사업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슈퍼리치다.
버핏이 오랜동안 슈퍼리치의 대명사격의 위치를 유지하면서 성공적인 부를 일굴 수 있었던 동력이 어린 시절 '독서'였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독서가 그가 슈퍼리치로 역사적 성공사를 써내려간 것의 '단초'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버핏 자신도 여러 차례 인터뷰 등에서 "자신의 사업에 대한 결단과 아이디어, 폭넓은 혜안을 갖출 수 있었던 건 독서였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버핏이 직접 자신의 혜안을 공유하는 연례행사 이벤트로 열렸던 '워런 버핏과의 점심' 이벤트는 경매를 통한 참가비가 수십억원에 달했다.
개인에게는 막대한 금액의 돈을 지불하더라도, 그의 말을 직접 듣기 위한 경쟁은 늘 치열했던 것. 물론 버핏은 이 이벤트로 인한 수익금은 전액 기부했다.
이제 버핏은 후임자인 에이블 부회장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주고 올해 말을 끝으로 60여년간 지켰던 버크셔헤서웨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일각의 시선은 벌써 버핏의 은퇴 후 행보에 쏠린다. 그가 '오마하의 현인'으로 설파했던 '투자 철학'과 '부자의 사회적 역할' 등이 은퇴 이후에도 어떤 게 발현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신은 하루에 얼마나 읽는가? 책이든, 신문이든, 잡지든, 굳이 종이가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이라도 텍스트를 읽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읽을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누구나 당연히 부자가 되지 않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