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원·달러 환율 계엄 전 수준 회복… 하향 안정화 기대감 '↑'
5개월여 만에 1300원대 마감 연내 '1340원' 터치 가능성도
1400원대 중반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130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원화 강세(달러 약세)는 대만달러와 중국 위안화 중심의 아시아 통화 강세가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안정화되며 1300원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5.3원)보다 7.3원 내린 1398.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11월 29일에 기록한 1394.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3원 내린 1380.0원에 개장한 이후 낙폭을 줄이며 1400원 인근까지 상승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5.4원 급락하며 원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일과 이날 장 초반 환율 급락은 아시아 통화 강세와 미국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위안화 환율이 급등했고, 대만달러 역시 미국과의 협상에서 통화 절상에 나설 수 있다는 외신 보도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대만달러는 단기간 내 9.2% 폭등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원화 가치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 30원 이상 급등락하는 등 여전히 변동성이 컸던 주간이었다"며 "이는 중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만달러 환율이 2거래일 만에 10% 급락하며 30년 중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상황에서, 원화는 프록시(대체) 통화로서 헤지 수요가 더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기조가 연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약달러와 경상수지 호전이 환율 하락을 견인할 것"이라며 연간 하단 목표치로 1330원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 논의가 약달러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며, 미국의 재정지출 축소와 장기금리 상승 경계로 달러화 고평가가 해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주원 연구원은 "환율이 빠르게 레벨을 낮춤에 따라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의 달러 투매가 나올 수 있어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상반기 중 대외 달러 약세 국면이 유지될 공산이 크며,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 흐름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5월 원·달러 환율이 1360~142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분기 초반까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를 예상하며 최대 1340원까지 레벨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수출 반등, 중공업 수주로 인한 수급 부담 확대와 8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기업 달러 재고를 감안했을 때 하락이 예상된다"며 "다만 외환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해외 주식 투자는 5월에도 원·달러 하단을 방어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와 대만달러 반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정희 연구원은 "주중 FOMC 회의와 미중 관세 협상 여부가 관건"이라며 "그간 급락에 따른 상승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