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현대차그룹 '고급화+실적' 이끈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누적 46만여대 판매…GV80·GV70 출시 이후 급성장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시 10년 만에 세계 럭셔리카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해외 시장에서 중저가 이미지를 갖고 있던 '코리안 카'의 이미지를 고급차로 끌어올린 기념비적 제품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가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해외 누적 판매 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의 올해 2월 기준 해외 시장 누적 판매는 46만4059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의 연간 해외 판매가 10만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이하는 올 11월 전에 누적 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판매량을 포함한 총 누적 판매대수는 134만1650대이며, 11월에는 15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개발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이다.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차별화된 고급차 브랜드가 현대차에도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지난 2015년 11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선언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해외 판매실적은 미미했다. 2020년만 하더라도 제네시스 판매량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2%에 불과했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 GV70이 출시된 이후 해외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21년에는 해외 판매 비중이 31.1%, 2022년에는 37.2%로 늘어났고, 2023년에는 43.8%를 기록해 40%대를 넘어섰다.
제네시스는 국내를 넘어 미국, 유럽, 중국, 중동, 호주 등 17개 시장에 진출해 있는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미국이다.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 첫 진출한 2016년 이후 현지 누적 판매량은 33만6099대에 달한다. 특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형인 GV70(9만99대), GV80(8만6791대)이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이밖에 G70(7만1988대), G80(6만1139대) 등 세단도 미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네시스의 고급화에는 '럭셔리 마케팅'도 한몫했다. 2021년 11월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브랜드 복합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을 열고 고급차 시장 입지를 강화했다. 이곳은 차량 전시뿐 아니라 레스토랑, 도서관, 공연장, 테라스 가든 등 시설로 뉴요커들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6년 한국 남자 골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골프 마케팅에 나선 제네시스는 미국에서도 타이틀 스폰서로 2017년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을 개최하며 후원을 시작했다. '제네시스 오픈'은 2020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로 승격되며 PGA가 지정하는 특급 대회 17개 중 하나가 됐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초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는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은 변수가 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경쟁사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현지 생산 차종을 늘리는 등 유연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서 GV70과 GV70 전동화 모델 등 2개 차종을 생산중인데, 물량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도 제네시스 차량을 양산할 예정이다.
이 밖에 현재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델만 있지만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파워트레인도 다변화한다. 출시 시점은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7년에는 투입할 예정이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