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금융상식]신용점수 떨어뜨리는 '금융 습관'

연체 없어도 점수 하락…거래·소비 패턴도 평가 대상

2025-04-23     최연성 기자
사진=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연체가 없는데도 신용점수가 깎인다?. 카드값과 대출금을 성실히 갚는 것만으로는 높은 신용점수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금융당국과 신용평가기관들이 거래 습관부터 소비 패턴까지 일상 금융활동 전반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하면서 단순 연체 여부를 넘어 다양한 비재무적 요소까지 반영하고 있다. 대출 구조, 카드 이용 패턴, 금융활동 다양성 등이 모두 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NICE평가정보와 KCB 등 주요 신용평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체 없이도 신용점수를 떨어뜨리는 5가지 생활 습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전이 필요할 때 여러 금융사에 대출 문의는 금물

단기간에 여러 금융사에 대출·카드 한도 확대를 요청하는 행동은 신용점수에 치명적이다. NICE평가정보의 신용등급체계공시에 따르면 3개월 내 3건 이상의 신용조회 기록이 집중되면 '단기 유동성 위기 가능성'으로 간주돼 최대 15점까지 점수가 하락할 수 있다.

지난해 공개된 KCB 개인신용평가체계 공시에는 급전이 필요할 때 여러 금융사에 동시에 대출을 문의하는 행동은 신용평가에 부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이런 패턴을 자금이 부족한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며 대출 심사시 위험 요소로 평가하게 된다.

◇쓰지 않는 카드는 과감히 정리하라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를 다수 보유하는 습관도 신용점수를 낮춘다. 신용카드는 5장 이상 보유하되 실제로는 2장 이하만 사용한다면 '잠재부채' 위험으로 신용점수가 낮아진다. KCB에 따르면 미사용 카드를 3장 이상 보유할 경우 '과잉한도 경고'가 1.7배 높아진다. 반대로 꾸준한 신용카드 사용은 '건전한 신용생활'로 간주돼 가점 요소가 된다.

◇할부 구매, 편리하지만 신용점수는 깎인다

고가 제품을 잦은 할부로 구매하는 행위도 주의해야 한다. 할부는 연체가 없어도 '분할 상환 중인 부채'로 기록된다. 신한카드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할부 3건 이상 동시 이용 고객은 일시불 고객보다 평균 11.3점 낮은 신용점수를 기록했다.

◇리볼빙·최소금액 납부도 신용점수 깎는다

카드 리볼빙이나 최소금액 납부 습관도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리볼빙을 연속 이용한 고객의 신용점수는 평균 8~15점 하락했다. 카드사는 이러한 패턴을 '자금 여유가 없는 상태'로 해석한다.

◇금융거래는 분산하는 게 유리

거래를 한 금융사에 집중하는 것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KCB 자료에 의하면 거래 실적을 2개 이상 금융사에 분산한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신용점수가 평균 6점 이상 높았다.

NICE평가정보는 신용평가시 금융 다변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여러 금융기관과 골고루 거래하는 고객이 단일 금융사에만 집중된 고객보다 더 안정적인 금융활동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여계좌, 적금, 대출, 카드 사용 등을 다양한 금융기관에 분산하는 것이 신용점수 관리에 유리하다.

◇신용점수 관리, 일상 습관부터 점검하자

이 밖에도 마이너스통장 장기 이용, 소액 연체 반복, 체크카드 실적 부족, 비금융 납부 이력(통신요금, 렌탈료 등) 미반영 등도 신용점수를 깎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021년부터 한국의 신용평가 시스템은 신용등급제가 아닌 1~1000점의 신용점수제로 전환했다. 이제 금융사들은 고객의 거래 성향, 소비 패턴, 금융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