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토허제' 확대 지정 일주일…서울 아파트 상승세 꺾이고 '관망세' 

정부 추가 규제 가능성에 매수세 잠잠⋯"풍선효과 제한적"

2025-03-31     박성대 기자
송파구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된 지 일주일 만에 주택가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였고 송파구의 경우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하락하기도 했다. 정부가 토허제를 확대하는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4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하며 지난주 기록한 상승률 0.25% 대비 오름폭이 줄었다.

정부는 24일부터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전역을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서울시가 지난달 토허제 지정을 해제한 후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79%까지 치솟았던 송파구는 일주일 만에 0.03% 하락하며 약세로 돌아섰다. 강남구(0.83%→0.36%), 서초구(0.69%→0.28%), 용산구(0.34%→0.18%) 등 다른 지역도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토허제에 지정되지 않은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구(0.04%)와 종로구(0.07%), 강서구(0.04%)만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을 뿐 그 외 자치구는 전주 대비 오름폭이 같거나 줄었다. 보합세로 돌아선 지역도 강북·노원·동대문·중랑 등 4개 지역에 달했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토허제에 지정된 후 수요자들이 인근 지역으로 몰려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6월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등 일부 지역이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됐을 때도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며 정부가 급하게 추가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정부는 4개 지역 토허제 지정에 이어 추가 지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힐 정도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 은행권에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매수에 나서기보다 시장 흐름을 관망하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매매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다만 거래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대출 규제에 민감한 강북지역 중저가 아파트는 거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오는 7월부터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자금 마련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서울시가 토허제를 해제한 후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면 반대로 재지정됐을 때 가격 변동폭이 커진 것"이라며 "동시에 약 40만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거래량 감소와 함께 일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