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머스크, 당신만 믿는다"… 서학개미, 테슬라 주가 하락에도 순매수 1위

3월 한 달 9억7000만 달러 '순매수' 레버리지 ETF에도 6억 달러 '뭉칫돈' 

2025-03-28     양성모 기자
사진=픽사베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가 3월 한 달간 해외 주식 시장에서 테슬라(TSLA)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증권업계는 테슬라에 대한 우려가 하반기 들어 누그러지며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베팅'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서학개미의 3월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로, 약 9억7538만 달러를 순매수 했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말 403.84달러에서 3월 27일(현지시간) 273.13달러로 하락하며 변동성을 겪었지만, 일론 머스크(Elon Musk)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굳건한 모습이다.

이어 2위는 테슬라 주가의 일일 변동성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즈 ETF'(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로, 약 5억 8560만 달러가 몰렸다. 이 ETF는 상승 시 두 배의 수익을 제공하지만, 하락 시 손실 역시 두 배로 커지는 고위험 상품이다. 테슬라 주식과 관련 ETF에 매수세가 집중된 이유는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본 투자자들이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월 들어 주가는 약 7% 하락했다. 지난 1월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차량 등록은 전년 대비 45% 감소했고, 2월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1.6%에서 10.3%로 반토막이 났다. 머스크의 트럼프 행정부 내 정부효율성부(DOGE) 활동과 극우적 발언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며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테슬라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기우에 그칠 가능성을 제기하며, 하반기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판매 부진이 가격 경쟁력 이동에 기인한 것이라면,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 출시와 인센티브 정책으로 언제든 만회할 수 있다"며 "하반기 회복 모멘텀에 대한 기대는 꺾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자동화 기술, FSD(완전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혁신 기술을 고려할 때 테슬라의 미래는 과거 어느 때보다 밝다"며 "지금은 머스크가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시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에 대한 'Outperform(비중 확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550달러를 유지했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테슬라의 미국 생산 비중 100%는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정책에서 경쟁사 대비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며 "모델 Y 주니퍼 인도가 3월부터 판매 회복을 이끌고, 2분기부터 신차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 본업 실적 개선과 6월 비감독형 FSD 기반 로보택시 서비스 가시화가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