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책임 경영에 진심'… 카카오 임원들 자사주 매입 잇달아
임원 19명 지난 3월 6일부터 11일까지 총 9997주매입에 4.3억 써
카카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주주들의 신뢰 회복과 책임경영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식 매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보면 카카오는 자사 임원 19명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들 임원이 매수한 주식 수는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총 9997주로, 주식 매입을 위해 쓴 돈은 총 4억3500만 원이다.
주식을 매입한 임원들은 대부분 CA(Corporate Alignment) 협의체 소속이다. CA 협의체는 그룹의 독립 기구로, 카카오 그룹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조직이다.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공시된 임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사람은 황태선 CA 협의체 총괄로, 카카오 주식 1200주를 5300만원에 매입했다. 이어 정종욱 CA 협의체 책임경영위원장이 1169주 5000만 원, 신종환 CFO가 1170주를 5000만원에, 김도영 CA 협의체 성과리더가 1000주를 4500만 원에 샀다. 작년 11월에도 권대열 위원장을 필두로 9명의 임원이 총 4억5000만 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인 바 있다.
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행보와 맥을 같이한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해 5월 주주 서한을 통해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각 1억 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라며 "매입한 카카오 주식은 대표이사 재직 동안 매도하지 않을 것이며, 이로써 주주 여러분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매년 2월과 8월 실적 발표 후 주식을 매입해 경영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 대표는 작년 5월 20일 카카오 주식 2098주를 9800만원에 매입했고, 같은 해 8월 14일 1억300만원을 들여 2773주를 샀다. 올해도 정 대표는 지난 2월 19일 카카오 주식 2626주를 총 1억300만원에 매입했다.
이러한 카카오의 책임경영 강화는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922억원으로, 전년(4609억원) 대비 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가 역시 작년 말 3만8200원에서 4만4000원을 기록하며 15% 이상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가 바라보는 카카오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적정 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5.88% 상향 조정했고, 상상인증권은 4만6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13.04% 올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픈AI와의 협업이 본격화되면서 카카오톡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된 점이 긍정적"이라며 "AI 에이전트의 출시 효과가 가시화될 2026년 이후, 유저 체류 시간(Q)과 광고 단가(P)의 동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 개발 중인 AI 서비스의 윤곽이 구체화될 3분기 이후 강력한 모멘텀이 예상된다"면서 "카카오톡이 보유한 MAU(월간 활성 사용자) 파워를 고려하면, 오픈AI 외에도 다른 업체들과 추가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