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④]AI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인문학적 질문력

2025-03-04     김현정 기자
'부자들의 성공심리학' 표지 /사진=힘찬북스

최근 영국의 대학생 10명 중 9명이 학업에 챗GPT와 같은 AI(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챗GPT에 물어보면 세상만물에 대해 무엇이든 거침없이 척척 답을 주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챗GPT가 내놓는 답을 100% 믿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AI의 환각(hallucination‧할루시네이션)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각'이란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내놓거나, 맥락과 관련 없는 부정확한 정보를 내놓는 오류 현상을 말한다.  

유저의 팩트 체크 노력이 가미돼야겠지만, 그럼에도 챗GPT와 같은 AI를 통한 정보 접근성과 확장성은 놀라울 정도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융합교육단장, 교육부 창의융합교육위원, AI교육위원 등을 역임한 이정규 서경대 교수는 최근 저서 '부자들의 성공심리학'(힘찬북스, 2025)에서 AI 시대가 될수록 '어떻게 질문하느냐'가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나라다. 주택단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웃음소리를 듣는 것보다, 학원을 뺑뺑이 돌며 바쁘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더 쉽다. 

학부모들은 잠깐 짬이 나는 시간에도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즐겁게 이야기하기보다, 자녀들이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게임이나 SNS, 쇼츠에 빠져있는 것을 방임하는 경향이 강하다.

바쁜 학원 스케쥴에 치여 아이가 엉뚱하더라도 스스로 질문하면서 천천히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

AI시대를 맞아 이제 스스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과정도 생략하고 몇 초 만에 모든 지식과 정보를 한눈에 요약해 손에 쥘 모양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시대일수록 인문학적 질문력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AI가 발달했어도 유저의 질문 없이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으며, 깊이있는 배경지식을 토대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질문을 던질 때만이 챗GPT가 유의미한 답을 내놓는다는 얘기다.

챗GPT가 제시하는 지식의 바다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유저가 어떻게 질문하냐에 따라 그 바다의 잠재력을 100% 발현하며 온지구를 횡단할 수도 있고 0.00001% 활용에 그쳐 바다 한 지점에서 정체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대학생들이 AI의 개발과 활용을 더 잘하기 위해 철학, 논리, 고전 등 인문학 수업을 많이 듣기 시작한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

페이스북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유대인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토론식 대화를 나누는 하브루타식 교육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브루타식 교육은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독립적으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손정의, 마윈 등 해외의 슈퍼리치들의 일에 대한 가치관와 사고방식을 에피소드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제시한다.

또 이들의 성공 사례를 분석하기 위한 틀로 메타인지, 원격연합, 다중지능이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극복 등 다양한 심리적‧창의적 개념을 소개한다,

그밖에 책을 많이 읽고 잘난 척하다가 학폭과 왕따에 시달린 일론 머스크, 물리학과에서 1등을 하지 못하자 컴퓨터사이언스로 전과해 수석 졸업한 제프 베조스, 찌라시를 절대 읽지 않는 워런 버핏, 선불교에 심취해 불교 승려로 출가까지 고려했던 스티브 잡스 등 세상을 앞서간 천재들의 비정상적이고 괴짜스러운 면모도 알려준다.

세계적 천재들이 부와 성공을 거머쥔 비결을 알고 싶다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만한 책이다.


(이 서평은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