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토크+/⑯]MZ세대도 눈독들이는 커버드콜 ETF란

2025-03-02     김현정 기자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매달 고배당과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커버드콜 ETF(상장지수펀드)가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17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총 35개로 순자산 총액은 약 7조1339억원에 달한다. 이는 1년 전보다 19배 증가한 규모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 ETF의 순자산은 지난해 10월 31일에 국내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고, 'TIGER 미국 대표지수 커버드콜' ETF 3종의 총 순자산 총합은 올해 2월 27일 1조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커버드콜 ETF는 월배당과 프리미엄 수익 추구 전략으로 정기적인 현금 유입을 원하는 시니어 은퇴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최근에는 MZ세대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커버드콜 ETF의 특성상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 아니라며, 젊은 MZ세대들은 성장주 투자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그럼 커버드콜 ETF의 구조는 어떠하며 어떤 투자전략을 가진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커버드콜 ETF란

커버드콜 ETF란 기본 자산인 주식을 보유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이때 기본 자산이 되는 주식은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나스닥100 등이다.

여기에 콜옵션을 매도한 수익으로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이러한 추가 수익을 활용해 6~12%의 높은 배당률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한다.

다만 유념할 점이 있다. 커버드콜 ETF는 횡보장이나 약간의 상승장에서는 꾸준한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고 하락장에서는 옵션 프리미엄 덕분에 일정 부분 손실을 방어할 수 있지만, 주가가 급등하는 호황장에서는 상승폭이 제한돼 상대적인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본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급락장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전문가들은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지적한다.

◇누가 투자하면 좋을까?

커버드콜 ETF는 변동장 속에서도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은퇴 준비나 소득 보완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반면에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부적합하다.

일반적으로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성장형 지수에 투자하는 ETF와 비교하면, 커버드콜 ETF는 고배당이라는 장점 외에는 호황장의 자본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MZ세대는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성장주 중심의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

이에 20~30대에는 성장주 중심의 투자 전략을, 40대 이후에 배당 중심의 커버드콜 투자를 권하기도 한다.

또한 장기적인 시장 전망을 고려해 강세장이 예상되면 커버드콜 비중을 줄이고 성장형 ETF 비중을 늘리고, 횡보장 등이 예상되면 커버드콜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구사해볼 만하다.

◇대표적인 커버드콜 ETF들

대표적인 커버드콜 ETF들로는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Global X NASDAQ 100 Covered Call ETF'(QYLD), S&P500지수를 추종하는 'Global X S&P 500 Covered Call ETF'(XYLD), '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JEPI) 등이 있다. 

QYLD의 배당률은 약 12%이고 XYLD는 9~10%, JEPI는 8~10% 수준이다.

국내 상품으로는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의 최근 배당률이 약 12% 수준이다.

◇급락장에서의 손실 우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커버드콜 ETF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급락장에서 구조적으로 손실을 방어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S&P500, 나스닥100 등의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있으므로 급락장에서 주가도 크게 하락해 ETF 전체 자산가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콜옵션 매도 수익이 일부 손실을 방어해줄 수도 있지만 주가 급락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즉 옵션 매도 수익보다 주가 하락폭이 클 때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급락장에서는 옵션 프리미엄이 낮아지거나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면 콜옵션 매수자도 줄어들기 때문에 커버드콜 ETF의 주된 수익원인 옵션 프리미엄 수익도 감소하게 된다.

이는 커버드콜 ETF의 손실 방어 능력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추후 반등장이 오더라도 커버드콜 ETF의 회복 속도는 느릴 우려가 있다.

일반 성장형 ETF는 반등장에서 빠르게 주가가 회복될 수 있지만,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 매도 전략으로 상승이 제한되면서 손실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즉 급락장에서는 손실을 방어하기 어렵고 반등장에서는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이중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급락장에서 콜옵션 매도 수익인 옵션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배당 지급 여력이 감소해 ETF 운용사에서 배당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 애초에 기대했던 배당 수익이 줄어들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배당 출혈경쟁 일본 사례 참고해야

국내 운용사들은 일본의 커버드콜 시장의 출혈경쟁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일본에서는 커버드콜 시장이 성장하면서 운용사 간 경쟁 격화로 이른바 '모럴해저드'가 일어났고, 급기야 투자 원금을 깎아 배당금을 지급하는 양상까지 나타났다.

일본의 배당 ETF 시장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5%대 머물러있다가 2010년 10.9%, 2011년 13.6%로 급상승했고 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문제는 일부 운용사가 분배율만을 인위적으로 높인 상품을 출시해, 높은 분배금 지급을 위해 점차 원금을 반환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점이다. 그 결과 2022년 말 전체 월지급식 펀드 총 1100개 중 20%의 펀드가 배당금 전액을 투자 원금에서 차감해 분배하는 지경에 놓였다.

일본 금융당국은 이같은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지자 '반드시 수익에서만 분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일본 배당 ETF 시장의 규모는 2015년 최대 42조엔(약 390조원)에서 지난해 22조엔(약 204조원)까지 축소됐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