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지펀드들, 'M7' 보유 비중 줄여

골드만삭스 "빅테크·금융주 비중 줄이고 헬스케어·통신서비스 매수"

2025-02-26     이진수 선임기자
사진=AFP연합뉴스

헤지펀드들이 기술주 투자전략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M7’(magnificent seven·환상적인 7개 주식)으로 알려진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엔비디아, 구글, 테슬라 등 7개 종목이 지난해 미국 뉴욕 주식시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분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1분기 초 기준 총 3.1조달러(약 4441조6800억원) 규모의 주식 포지션을 보유한 695개 헤지펀드에 대해 분석해본 결과 시장의 주요 투자자들은 점차 다른 섹터로 돌아서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M7 종목이 여전히 주요 보유주였다. 하지만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종목의 헤지펀드 보유 비중이 순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M7 종목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S&P500지수 대비 뒤지고 있다. 현재 M7의 모든 종목이 하락한 반면 S&P500지수는 2.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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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아직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深度求索)의 영향을 평가하는 과정에 있다는 게 이런 부진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M7은 총 2800억달러 규모의 AI 관련 설비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런 지출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더욱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특히 딥시크가 훨씬 적은 비용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수석 전략가는 최근 공개한 노트에서 이런 반응에 대해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컴퓨팅 및 스토리지 같은 서비스를 엔터프라이즈 규모로 제공할 수 있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들의 수익화 대비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메타만 실적 발표 후 상승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의 최대 보유 자산은 여전히 M7 종목들이다. 그러나 헤지펀드들은 이제 헬스케어 및 통신서비스 부문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분기 동안 이들 섹터에서 각각 1.35%, 1.18%의 비중이 추가로 늘었다.

지난해 헬스케어 주식은 2% 상승하는 데 그쳐 시장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강한 반등을 보이며 연초 대비 6% 올랐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헬스케어 섹터가 정부 규제에 민감하다면서 올해 의료정책이 변경될 경우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분기 헤지펀드들의 신규 투자가 많이 증가한 종목 가운데 하나로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을 꼽았다. 통신서비스 부문에서는 월트디즈니가 ‘떠오르는 별’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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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들은 여전히 AI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M7에만 집중하기보다 ‘3단계’ AI 기업, 다시 말해 AI 활용으로 수익창출에 나서는 기업들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기술이 점차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AI 활용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기업이 최대 수혜자가 될 듯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분기 헤지펀드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3단계 AI 관련 종목은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다.

게다가 헤지펀드들은 ‘트럼프 수혜주’가 뜨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중국 및 관세 리스크가 큰 주식 비중을 줄이고 규제완화로부터 수혜받을 수 있는 기업과 내수시장에 노출된 종목을 추가 매수했다.

이에 에너지 인프라 기업 윌리엄스컴퍼니스가 주목받았다.

M7과 금융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이 이로부터 완전히 손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와 금융 서비스 플랫폼 로빈후드마케츠는 변함없이 떠오르는 별 목록에 포함됐다.

특히 금융 섹터에서는 전체 비중을 줄이면서도 특정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는 전략이 엿보였다.

헤지펀드들은 금융 서비스 및 은행 지주 회사 스티펠파이낸셜이 도널드 트럼프 2기 아래서 규제완화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본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