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토크+/⑭]워런 버핏도 중시하는 ROE란

2025-02-16     김현정 기자
AI로 생성한 이미지 / 사진=미드저니

국내 기업들이 중장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일제히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안팎 달성이라는 목표를 천명하고 나섰다.

기업들이 밸류업 목표 달성의 기준으로 내세우는 ROE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

◇ROE란

ROE(Return on Equity)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하면 ROE 값이 산출된다.

이는 주주가 투자한 자본 대비 기업이 벌어들이는 순이익의 비율을 뜻한다.

만약에 ROE가 10%라면, 주주가 자기자본 100억원을 투자했을 때 기업이 10억원만큼의 이익을 창출했다는 의미가 된다.

◇ROE가 중요한 이유

ROE가 중요한 이유는 먼저 기업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주주의 돈을 활용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ROE가 높다면, 그만큼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기업 경영진이 효율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투자자들은 투자 판단을 할 때 기업의 ROE를 지표로 살펴볼 수 있다.

ROE가 높은 기업은 주주가치를 잘 창출하고 있는 곳이므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된다.

다만 ROE가 지나치게 높다면 기업이 부채를 과도하게 사용해 ROE를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따라서 ROE와 함께 부채비율(D/E Ratio) 지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ROE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된다면, 그 기업은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반면 ROE가 지속적으로 낮다면 그 기업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ROE는 단기간이 아니라 과거 몇 년간의 장기적인 추세를 통해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또한 산업별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업과 IT업종은 ROE가 높은 편이지만, 제조업과 유틸리티 업종은 ROE가 상대적으로 낮은 특성을 보인다.

◇밸류업의 기준이 되는 이유

ROE가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목표 기준이 되는 이유는, ROE 지표가 주주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ROE가 높아지면 기업이 주주 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ROE를 통해 기업의 장기적인 지속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ROE가 높은 기업은 같은 자본으로도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므로, 자체 이익으로 신규 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크고 주주배당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ROE가 낮은 기업은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장하기 버거울 수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ROE를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기업을 좋은 투자 대상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코카콜라,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버핏이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ROE를 15~30%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한 곳들이다.

구체적으로 코카콜라는 1970년대 이후 줄곧 ROE 20~3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브랜드 파워와 강력한 유통망 기반 위에 적은 자본으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애플은 막대한 현금 창출 능력과 브랜드 가치로 자본 대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며 2023년 ROE 약 50%를 달성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고수익을 유지하며 ROE 25~30%를 유지 중이다.

버핏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거나 재투자해 추가 이익을 창출해내는 방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The best business to own is one that over an extended period can employ large amounts of incremental capital at very high rates of return"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 말은 "오랜 기간 동안 추가 자본을 투입할 때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 최고의 기업"이라는 뜻이다. ROE가 지속적으로 높아야 한다는 그의 투자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