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인사이트]"美연준, 올해 3~4차례 금리인하 가능성"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 "올해 통화완화 정책 지지 요인 여럿 작용" 美경제 둔화 및 디스인플레 재개 가능성, 재정건전성 개선이 인하에 도움

2025-02-02     이진수 선임기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사진)가 올해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많은 횟수의 금리인하 단행으로 시장을 놀라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총 4조7000억달러(약 6854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연준이 현재 시장의 예상인 0.25%포인트 한 차례 금리인하보다 더 많이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몇 달 사이 금리 전망은 크게 요동쳤다. 끈질긴 인플레이션, 강한 경제지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이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 전망을 더 불확실하게 만든 것이다.

몇 달 전만 해도 시장은 올해 최대 4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차례만 반영된 상태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총 1%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초순 채권 및 주식 시장에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아론 전략가는 이런 추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금리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핵심 요인 셋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2023년과 2024년 강력한 국내총생산(GDP) 성장세를 보인 미 경제가 2025년에는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초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 추정 모델인 GDP나우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약 3%였다.

그러나 미 인구조사국의 새로운 경제 데이터가 반영되면서 이는 2.1%로 급락했다.

실제로 미 상무부는 지난달 30일 계절 조정 기준 지난해 4분기 GDP가 전기 대비 연율 2.3% 증가했다고 예비 집계했다.

이는 3분기 성장률 3.1%와 비교해 둔화한 수치다. 게다가 시장 전망치 2.6%도 밑돌았다.

다만 전반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는 이어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내수 부문에서는 여전히 탄탄한 소비가 확인됐다.

이런 하락세가 2025년까지 지속한다면 미 경제의 성장동력을 둘러싼 의문이 커져 결국 미 국채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론 전략가는 "올해 미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며 "이는 국채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인플레이션 재개 가능성=최근 몇 달간 누그러졌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아론 전략가에 따르면 이는 2024년 1분기의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와 대비되는 효과 때문이다.

그는 "2024년 1분기에 예상보다 높게 나온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곧 연간 데이터에서 제외된다"며 "이에 2025년 1분기 인플레이션 수치는 시장 친화적인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주요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소유자등가임대료(OER)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디스인플레이션 촉진 요인이 될 수 있다.

OER는 주택 소유자가 시장에서 자신의 주택을 임대하기 위해 지불할 임대 가치다.

소비자의 지출에서 임대료 비중이 큰만큼 전체 CPI 산출에서 개별 요소로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반적으로 올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연준에 금리인하 지속 여지를 넓혀줄 것이다.

아론 전략가는 "현재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인 4.25~4.50%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추가 금리인하 여지를 충분히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질 정책금리를 인플레이션보다 약 1% 높게 유지하는 게 연준의 목표라면 올해 적어도 0.25%씩 3차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재정건전성 개선=아론 전략가는 여러 우려에도 올해 미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국채 공급 증가에도 국채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그는 개인 및 기업의 세수가 미 의회예산국(CBO)의 현 전망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복지후생 지출도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부채한도 초과로 미 정부가 연준에 개설한 계좌인 재무부 연금잔고(TGA)를 활용해야 할 판이다. 이는 미 경제에 70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해 금융환경이 더 완화할 것이다.

아론 전략가는 "이런 모든 요소가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를 3000억~4000억달러 개선시키는 동시에 금리상승과 강달러로부터 비롯되는 충격을 일부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연준은 최소 두 차례나 세 차례 이상의 금리인하로 시장을 놀라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