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25+]'인내외양' '환난상휼'

2024-12-27     배충현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인내외양'(忍耐外揚).

'인내심을 발휘해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뜻으로 중소기업계가 선정한 새해 사자성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종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자성어로 풀어 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조사' 결과 챗GPT가 생성한 '인내외양'을 2025년을 전망한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또한 중소기업인들은 이번 조사에서 올해 경영환경을 뜻하는 사자성어로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을 선정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눔으로 이겨낸다'는 뜻이다.

'인내외양'과 '환난상휼' 모두 '어려움'과 '극복'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중소기업인들이 대내외적 복합 위기와 경기침체 상황을 온 몸으로 견뎌온 올해의 고난이 반영된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중소상공인들은 올해 내내 거친 한파를 겪어왔다. 겨우 진정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글로벌 정세 불안에 내수 침체를 겪으면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었다. 

경제산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침체 상황은 이미 여러 지표를 통해 방증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최근 조사한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국내기업 경기 전망은 2년 10개월(34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장'의 부진 상태다.

중요한 점은 올해가 위기 상황의 끝이 아니란 점이다. 한경협의 같은 조사를 보면 내년 1월의 BSI는 84.6으로 한달만에 12.7포인트나 하락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낮을 수록 부정적인 전망을 뜻한다. 

어두운 전망은 한경협의 조사 뿐만이 아니다. 한국무역협회도 최근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등의 약세로 새해 전반적인 수출 둔화를 예고한 상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서도 새해 국내 소매유통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에 대한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는 올해 1조3000억원을 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재료비 등 비용이 가중돼 폐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방증하는 지표다. 

각종 경기 지표가 불안한 전망 일색이다. 공통적으로 강조하니 더욱 불안감은 감출 수 없다. '희망찬' 새해를 목전에 뒀지만 '현실은 어둡다'는 게 솔직한 진단인 셈이다. 

불안의 직격탄을 먼저 맞는 건 중소기업ㆍ소상공인ㆍ자영업자 일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 대기업의 경우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단어를 불일 수 있지만, 이들의 생존은 바람 앞에 촛불 형국이다.

간과하면 안되는 건 우리는 '공동체'라는 점이다. 경제산업 공동체의 주요 구성인 중소상공인들이 약해져버리면 국가 경제는 허무하게 무너질 수도 있다.

피라미드가 견고한 건 꼭지점 때문이 아니라 밑면의 폭넓음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응원이 중요하다.

그나마 기대를 갖게 하는 소식은 정부와 관계기관의 지원책이다. 이와 관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내수 회복과 민생 안정을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 부총리는 "소상공인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앞서 26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중기 익스프레스 핫라인'도 가동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점을 상시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방문에서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최 부총리는 "전례없는 속도와 규모로 공공부문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고 소비·건설 등 내수 부문별 정책 처방 및 소상공인·중소기업 맞춤형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경제 수장인 최 부총리의 목표대로 내년도 경제정책이 내수 회복과 민생 안정에 절실한 '단비'가 될 수 있기 기대한다. 

덧붙여, 특히 약한 경제 주체인 중소기업ㆍ소상공인ㆍ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이 단순한 도움이 아닌 경제산업 공동체로써 '함께 살아야 한다'는 '연대감'에서 '진정성있는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고 전하고 싶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