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늦어지는 부실PF 정리에 긴장하는 캐피탈업계
부동산PF 경매접수 건수 올해 3만건 넘어 대출잔액 24조 육박…연체율 2배 뛰어 "병목현상에 캐피탈사 수익성‧건전성 악화 우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경매에 나온 매물들 처리가 쌓이면서 '병목현상'으로 캐피탈사의 PF 손실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캐피탈사들은 상업용 부동산에 많이 투자했는데 부실 사업장 정리가 늦어지면서, 업권 전체의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2일 여신금융업계와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경매 접수 건수는 올 들어 3만건을 돌파했다.
이중 아파트 경매의 경우, 2022년 200~300건 안팎이다가 지난해 급증해 올해 700건 안팎을 오가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아파트 낙찰가격이 시가 대비 낮게 형성되면서 우려를 자아낸다.
그나마 아파트는 안전자산이라서 시세보다 덜 떨어진 것이고, 상업용부동산이 경매에 접수될 경우 낙찰가가 시세를 큰 폭으로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정윤영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캐피탈사들이 주로 투자한 상업용부동산의 PF 손실은 아파트의 경우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0년 13조8000억원에서 2022년 26조8000억원까지 늘었다가 2023년 25조8000억원, 2024년 23조9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에 연체율은 2022년 0.28%에서 2022년 2.20%로 치솟고서 2023년 4.65%, 2024년 4.37%로 두 배 더 뛰었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의 수익성 저하가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매물이 경매 접수 후 배당까지 약 1년이 소요되며, 접수 증가에 따른 병목현상으로 경매 기간이 늘어나면 관련 비용이 증가하고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가중된다.
정 연구위원은 "여전사의 PF 대출잔액이 여전히 다른 업권보다 높은 규모인데, 병목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캐피탈업의 대손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의 부실 PF 정리계획에 따른 부실사업장 상‧매각, 재구조화 등으로 향후 대손비용 확대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곽노경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2실장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중 85%는 정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거래상대방이 있는 경공매와 재구조화의 경우,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곽 실장은 "경기둔화 등으로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늦춰지면 캐피탈사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며 "자금조달 시장에서 투자심리를 제고하기 위해 부동산 PF 관련 자산을 중심으로 업계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