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 검토…'표대결' 임시주총은 연말 열릴 듯
고려아연 이사회, 주주와 시장 입장 살펴 숙의 통해 대응 방안 찾기로 '우군' 한국투자증권, 고려아연 주식 전량 매각에 표 대결 셈법 복잡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자 고려아연 이사회가 주주와 시장의 입장을 충분히 살펴 숙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찾기로 했다. 아울러 대형 증권사와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시장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의견 청취도 병행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관련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 관련 등 안건을 논의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지난달 30일 제출된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시 금감원은 유상증자 추진 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 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 이번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주주·시장과 당국이 우려하는 지점에 대해 숙의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이날 금감원이 요구한 정정 신고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향이나 조치는 결정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여의도에 있는 증권사들을 방문하고 기관투자자들을 만나 지난달 30일 발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내세운 국민주를 통한 국민기업 도약이라는 명분이 적절하다고 하더라도 일반공모의 시기와 목적 등에 대해 많은 투자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대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했다. 고려아연 측은 급감한 유통물량에 따른 급격한 주가 변동성을 해소하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해 지금의 분쟁 구도를 벗어나 국민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반공모로 인한 주식시장 충격과 신고서 기재 관련 문제점 등 여러 지적이 이어지면서 주주와 시장, 당국의 비판에 직면했다. 상황이 이렇자 고려아연은 시장관계자들로부터 구체적인 입장을 듣고 앞으로 방향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 여의도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측은 "금감원 요구에 대해 아직 수정안이나 결정안이 나온 것은 없다"며 "이사회가 주주·시장 등의 우려를 충분히 검토하고 숙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 결정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시 주주총회가 연말 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윤범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던 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 주식 전량을 매각하면서 표 대결 셈법도 복잡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 0.8%(15만8861주)를 모두 처분했다. 매각 시기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와 그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