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반포 아파트 평당 1.6억 넘겨…서울 강남권 아파트 신고가 속출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 55억원에 거래 단기 상승 피로감에 매수세 한풀 꺾여도 신고가 이어져

2024-09-06     박성대 기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권의 신축·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연일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반포에서는 3.3㎡(평)당 1억6000만원을 넘긴 단지가 등장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96㎡가 7월 18일 55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올 6월 비슷한 주택형(84.97㎡)의 신고가인 49억8000만원보다 5억2000만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서초구 '반포르엘' 전용 97㎡형은 7월 41억원에,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7일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들 모두 직전보다 각각 2억원, 9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재건축 예정 단지 중 서초구 '신반포2차' 전용 137㎡가 지난달 28일 48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구에서는 지난달 6일 '압구정현대6차' 전용 196㎡가 이전 신고가(71억원)보다 3억8000만원이나 높은 7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압구정신현대9차' 전용 109㎡도 지난달 5일 46억70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전셋값이 상승한 가운데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 매수를 서두르려는 움직임 등이 맞물리며 신고가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며 "고가 주택은 지금 시행되는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시장인 만큼 앞으로도 신고가 경신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강남3구 아파트를 비롯해 서울의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등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이를 억누르겠다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고 금융권도 유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는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업계에선 오히려 이 같은 조치가 양극화만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압구정과 반포동 외에도 양천구에서는 '목동신시가지4단지' 전용 95㎡가 지난달 31일 전고점보다 6000만원 높은 22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서대문구 '힐스테이트신촌'과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달 각각 15억8000만원과 20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일명 상급지에 위치한 신축과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연일 발생하는 것이다.

이같은 신고가 거래는 아파트 매수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등장해 더욱 주목된다. 지난달을 기점으로 아파트 거래 건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7월 넷째 주(7월22일~28일) 1만1096건까지 늘었던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달 넷째 주(8월26일~9월 1일) 5301건으로 반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도 1924건에서 431건으로 급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폭염과 여름휴가 등 계절적 요인과 단기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지난달부터 부동산 거래가 다소 둔화됐다"며 "이런 여파로 강남과 서초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권 아파트들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과 달리 여타 서울 지역과 수도권, 지방 소재 아파트는 여전히 전고점 돌파를 하지 못한 상태다. 

노원구 '중계그린1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10일 5억8000만원에 손바뀜됐지만 2022년 3월 기록한 전고점(7억6500만원)보다 1억8500만원이나 낮은 금액에 거래됐다. 관악구 'e편한세상서울대입구1단지' 전용 59㎡는 2021년 12월 12억원에 거래됐으나 올 7월 10억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고양시 일산서구 '문촌마을16단지뉴삼익' 전용 84㎡도 2022년 6월 세운 전고점(8억8500만원)보다 2억4000만원 낮은 6억4500만원에 올 7월 거래됐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