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인사이트]달러의 반전…"2030년까지 급등…'탈달러화'는 과장"
야데니리서치의 야데니 대표, 달러 강세 이유로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긴장 꼽아 달러 강세는 소비자 구매력, 기업 수익, 주가에 영향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주식시장 강세론자로 시장조사업체 야데니리서치 대표인 에드워드 야데니(사진)는 미 달러화가 2030년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탈(脫)달러화’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말한다.
야데니 대표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미 달러 지수가 2011년 약 75에서 바닥을 친 후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하리라 예상하는 이유는 5가지라고 제시했다.
미 달러 지수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1973년 3월의 값을 100으로 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작성·발표한다.
6개국 통화는 유로, 일본 엔, 파운드스털링,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이며 각 통화의 비중은 해당 국가의 경제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달러 강세는 세계 돈의 흐름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 소비자들은 달러 강세로 구매력이 증가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 기업들은 다양한 통화로 벌어들인 해외 수익을 더 적은 미 달러로 환산해야 하기에 이익이 줄게 마련이다.
게다가 달러 강세에 따른 기업 이익 감소는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달러 강세 속에 주가가 상승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미 달러 지수는 2011년 4월 저점 이후 39%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2% 올랐다.
2020년 12월 이후 달러는 13%, S&P500지수는 51% 상승했다.
야데니 대표는 노트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세장의 핵심 특징이 달러 강세였다"고 썼다.
◇통화정책=최근 몇 주 동안 연말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야데니 대표는 금리인하와 관련해 시장이 너무 앞서갔다며 달러가 다시 강세를 띨 것으로 본다.
그는 "향후 6개월간 연방기금금리가 1.00~1.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높은 기대감이 전체 국채금리 곡선을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며 "우리 예상대로 다음 경제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런 기대에 역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 큰 엔화=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상과 그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엔화의 변동성이 급증했다.
그러나 야데니 대표에 따르면 변동성이 진정되고 엔화가 안정되면 달러는 이익을 볼 것이다.
그는 "트레이더들이 오는 23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의회 출석에 앞서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여왔다"면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선물 및 옵션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이 엔화 공매도 포지션을 급격히 축소하면서 19일 엔화가 달러 대비 약 1.0% 상승했다"고 적었다.
◇경기 서프라이즈=최근 몇 주 동안 미 경제는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주로 약한 7월 고용 보고서와 상승하는 실업률 때문이었다.
그러나 야데니 대표는 7월 약세의 상당 부분이 홍수와 정전으로 텍사스주에 큰 혼란을 초래한 허리케인 베릴 때문이었다고 지목했다.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면서 미 경제가 회복할 것이며 이는 달러 강세의 또 다른 촉매제가 되리라는 게 야데니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경제지표에 대한 허리케인 베릴의 영향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시티그룹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ESI)가 반등할 것"이라며 "이는 장기 채권금리를 뒷받침해 달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SI는 시티그룹이 만든 지표로 최근 경제지표의 흐름을 알려주는 지수다.
ESI는 실제 발표된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와 얼마나 부합했는지 그 정도를 지수로 나타낸다. 지역별·국가별 경기 모멘텀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표다.
지수가 기준선 ‘0(중립)’보다 높으면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지표가 많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0’보다 낮으면 전망치를 밑돈다는 뜻이다.
◇지정학적 긴장=야데니 대표에 따르면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 달러가 상승할 가능성은 커진다. 달러는 세계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안전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 유가, 채권 수익률, 그리고 달러가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긴장이 심각하게 고조될 경우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이 촉발돼 채권 가격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달러도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력한 수요=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 채권을 충분히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무위험 투자에서 여전히 상당한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미 국채를 사기 위해 달러로 환전한다. 그 결과 달러 수요가 더 증가한다.
야데니 대표는 "6월로 끝난 12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4510억달러의 미 장기 국채, 3180억달러의 미 회사채, 1680억달러의 주식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