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ABC 4장③강]어려운 통화정책…'완화'와 '긴축' 사이
국장을 떠나 美장으로 향하는 개미들의 행렬이 끝없다. 국장에서는 하루 빨리 탈출하는 게 답이라며 美장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보는 개미들. 서학개미로 불리는 이들은 과연 '성투'(성공투자의 줄임말)할 수 있을까. 아기돼지 삼형제의 막내 벽돌집처럼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으려면 투자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월스트리트 경제기사를 금융 기본 상식과 함께 영어를 곁들여 쉽게 설명해주는 '글로벌 금융 키워드'(김신회 지음, 갈라북스)를 바탕으로 美장에서 성투하는 K-개미가 될 수 있는 실력을 길러보자.[편집자주]
통화정책은 궁극적으로 돈을 푸느냐, 거둬들이느냐에 따라 둘로 나뉜다. 돈울 풀면 '확장적'(expansionary) 통화정책이라고 하고 돈을 거둬들이면 '긴축적'(contractionary) 통화정책이라고 한다. 통화확장은 '통화완화'라고도 부른다.
대표적인 통화완화 수단은 금리인하(rate cut)다. 반대로 통화긴축은 금리인상(rate hike)을 통해 이뤄진다.
기준금리는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도 있지만 그냥 동결(freeze)할 수도 있다. 기존 통화정책의 효과를 얼마간 두고봐야 할 때나, 경기가 지속 안정되고 있어 굳이 금리를 움직일 필요가 없을 때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동결한다. 외신은 이를 '그대로 두다'(leave rates unchanged) 또는 '유지하다'(keep rates on hold)와 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금리 외에도 통화정책 수단은 있다. 완화책 중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가 대표적이다. 양적완화는 Fed가 공개시장에서 미국 장기국채 같은 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요한 통화완화책으로 부상했다. Fed가 자산을 사들이는 만큼 시장에는 돈이 풀리고 금리는 하락 압력을 받는다.
Fed가 초유의 양적완화 실험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준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당시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인 0~0.25%로 수년째 동결된 상태였다.
Fed가 양적완화로 매입하는 자산 규모를 줄이는 걸 '테이퍼링'(tapering), 이미 매입한 자산을 줄이는 건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QT)이라고 한다. 테이퍼링과 양적긴축은 통화긴축 효과를 낸다.
특히 테이퍼링은 궁극적으로 양적완화 중단과 양적긴축,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련 논의를 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Fed가 2013~2014년 테이퍼링을 추진할 때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격하게 반응했는데 이를 '긴축발작'(taper tantrum)이라고 한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완화와 긴축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완화에서 긴축,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 기조를 돌리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의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보통 온건파는 '비둘기'(dove), 강경파는 '매'(hawk)에 비유하는데, 중앙은행의 경우 통화완화 지지자들을 '비둘기파', 통화긴축론자들을 '매파'로 분류한다.
Fed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칠 때 FOMC 구성원들이 비둘기파인지 매파인지 미리 성향을 파악하고 이들의 공개 발언에 주목하면 행간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럼 이 용어들을 다음 기사에서 확인해보자.
[증시 풍향계] '긴축 발작' 어디까지…3분기 실적 시즌에 주목
"달러 강세로 안전자산 선호 강화"…"밸류 부담 낮아져 가격 매력" 의견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국내 금융시장은 주식과 채권, 원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2465.07에 마쳐 전주 종가(22일·2508.13) 전보다 43.06포인트(1.71%)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1일 시장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던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로 나흘 연속 약세를 거듭하다가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 27일에만 소폭 반등했다.
이 기간 지수는 2550대에서 2460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연휴로 인한 장기 휴장을 앞두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 등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장중 1356.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고,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26일 4.054%로 상승해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상현·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을 두고 '긴축 발작'(taper tantrum) 리스크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긴축 발작은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자 신흥국의 통화·채권·주식가격이 급락한 현상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들은 "물론 2013년 당시는 초완화적 통화 정책에 익숙했던 금융 시장이 갑작스러운 출구 전략 언급에 발작한 것이지만 현재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막바지 국면이라는 차이점이 있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와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안전 자산 선호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장이 9월 FOMC 충격을 단기에 흡수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낮아져 주가 상승 여력이 커졌다는 전망도 증권가에선 나오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경기·실적 상향이 지속되고 있으며 주가수익비율(PER) 부담도 상당히 경감된 상황"이라며 "PER 10배 부근인 코스피 2,400선에서는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실적 시즌은 반등 모멘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 1일)
<목차>
CHAPTER 1. GDP
1. GDP를 읽는 법_ 경제성과의 가늠자
2. 의심받는 GDP_ 믿기 힘든 중국 성장률
3. 경기는 돌고 돈다_ '호황'과 '불황'의 반복
4. 별난 경제지표들_ 구리는 '닥터 코퍼'
CHAPTER 2. 인플레이션
1. 인플레이션과 화폐환상_ 물가상승은 곧 화폐가치 하락
2. 슈퍼마켓 vs 공장_ 식탁물가가 결정되는 곳
3. 가장 중요한 물가지표_ 소비자 행동 변화를 감지한다
4. 구분해야 할 '플레이션'들_ 경제 상황을 대변한다
CHAPTER 3. 고용
1. 고용보고서-비농업고용지수_ 미국 소비의 핵심 변수
2. 고용보고서-실업률과 임금, 인플레이션_ 경기 변동의 후행지표
3. 빠듯하거나 느슨하거나_ 구인 배율 파악이 중요
4. 더 참고할 고용지표들_ 실물경기를 반영한다
CHAPTER 4. Fed와 통화정책
1. Fed의 두 마리 토끼_ 물가안정과 최대고용
2. FOMC와 연방기금금리_ 가장 긴장하는 이벤트
3. 중앙은행의 딜레마_ 완화냐, 긴축이냐
4. 최종대부자와 'Fed put'_ 경기를 살린 '헬리콥터' 머니
CHAPTER 5. 재정정책
1. 재정정책과 통화정책_ 재정정책은 대개 '확장적'
2. 재정적자와 국가부채_ 세수와 세출의 균형
3. 부채한도와 셧다운, 디폴트, 신용강등_ 빚을 질 수 있는 상한선
CHAPTER 6. 주식시장
1. 미국 증시 훑어보기_ 세계 최대 자본시장
2. 어닝시즌_ 핵심은 '순이익'
3. Bull vs Bear_ '강세장'과 '약세장'
4. 공포와 탐욕_ 위런 버핏의 조언
CHAPTER 7. 채권시장
1. 채권이 뭐 길래_ '고정수익' 보장하는 차용증
2. 채권의 敵 인플레이션_ 고정수익 실질가치 하락의 원인
3. 채권시장의 경고_ 위험이 크면 기대수익률이 높다
4. 신용위험과 신용스프레드_ 미국 국채와의 금리차
CHAPTER 8. 외환시장
1. 헷갈리는 환율_ 환율은 외화의 가격
2. 환율의 변수들_ 물가·금리·경상수지…
3. 환율전쟁_ 한쪽이 오르면 한쪽은 내린다
4. 캐리 트레이드_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CHAPTER 9. 상품시장
1. 상품과 선물·옵션_ 파생상품으로 거래하는 원자재
2. 원유와 OPEC+_ 세계 3대 유종과 가격변수
3. 상품시장에서 금이 빛나는 이유_ 이자없는 안전자산
4. 비금속의 王 '닥터 코퍼'_ 가장 널리 활용되는 금속
CHAPTER 10. 위기
1. 1929년 월가 대폭락_ 호황은 대참사로 끝났다
2. 1987년 블랙먼데이_ 월가가 패닉에 빠졌다
3.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_ 오르막보다 가파른 내리막
4. 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팬더믹_ 탐욕을 경계하라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