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ABC 1장③강]호황 vs 불황…돌고 도는 경기
국장을 떠나 美장으로 향하는 개미들의 행렬이 끝없다. 국장에서는 하루 빨리 탈출하는 게 답이라며 美장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보는 개미들. 서학개미로 불리는 이들은 과연 '성투'(성공투자의 줄임말)할 수 있을까. 아기돼지 삼형제의 막내 벽돌집처럼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으려면 투자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월스트리트 경제기사를 금융 기본 상식과 함께 영어를 곁들여 쉽게 설명해주는 '글로벌 금융 키워드'(김신회 지음, 갈라북스)를 바탕으로 美장에서 성투하는 K-개미가 될 수 있는 실력을 길러보자.[편집자주]
'돌고 돌아가는 인생~'은 잘 알려진 노래 가사다. 그런데 인생만큼 우리 삶에 중요하면서도 돌고 도는 것이 또 있다. 바로 경기다. 경기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며 되풀이된다. 이를 이해해야 우리 생활을 둘러싼 경제현상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반복되는 경기를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라고 한다.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계속 늘어나는 확장(expansion) 국면에서 정점(peak)에 도달하면 다시 쪼그라드는 '경기후퇴'(recession), 즉 침체가 일어난다. 경기가 마침내 저점(trough)에서 바닥을 치고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경기확장이 재개된다.
경기확장기에는 생산(production)과 소비(consumption), 매출(revenue)과 소득(income)이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virtuous cycle)이, 경기가 위축되는 후퇴기에는 그 반대의 악순환(vicious cycle)이 일어난다.
경기침체가 이례적으로 길고 깊게 이어질 때도 있다. 이를 '불황'(depression)이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GDP가 연간 10% 이상 감소하는 침체가 3년 넘게 이어지는 경우다.
'불황'이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에서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다. 다음 기사를 확인해보자.
고물가에 '절약소비'…키워드는 웰니스·가격차별화·맞춤형
대한상의 세미나…"충동구매 줄어", "절약형 트렌드 이어질것"
"유통기업들, 역슈링크 제품·PB 다변화 등으로 대응"
고물가에도 최근 1년간 매출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의 공통 키워드는 '절약형'(SAVE)인 것으로 나타났다.
'SAVE'는 건강한 웰니스(Sound wellness), 라이프스타일 적응(Adaptation of lifestyle), 가격 차별화(Variation of price), 맞춤형(Elaboration)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유통 전문 뉴스레터 리테일톡 창간 1주년을 맞아 1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2024년 하반기 소비 트렌드 변화와 대응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분석 내용을 공유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불황형 소비패턴이 고착하면서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할 수 있는 식료품과 생필품 등 필수재 위주의 소비패턴이 뚜렷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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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비용 절감과 매출 증진을 위해 타 업체와 전략적 협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4년 6월 19일)
그럼 경제뉴스에 자주 나오는 '더블딥'(double dip)은 뭘까? 경기침체 뒤에 나타나는 듯하던 회복세가 본격적인 경기확장까지 이어지지 않고 중단돼 경기가 다시 꺾이는 것을 말한다.
'경착륙'(hard landing)은 활황세를 보이던 경기가 급격히 냉각돼 주가가 폭락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걸 말한다. 경착륙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연착륙'(soft landing)이라고 한다.
세계경제를 다룬 다음 뉴스에서 이 용어들을 확인해보자.
[이슈 In] G7도 G20도 수명 다했나…"전후 최대 경제위기가 온다"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 위해 만든 국제기구 역할 한계
"미국 등 서방 vs 중·러 구도로 주요국간 협력 붕괴"
범(汎)지구적인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만든 국제 협력체들이 기능과 역할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 경제위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선도국들은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촉발된 1970년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발족했고, 1990년대 신흥국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대처를 위해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국의 급격한 탄소중립 정책 등으로 촉발된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식량부족, 에너지 수급 불안 등의 복합 위기에는 G7이나 G20도 대처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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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작년 동월 대비 8.6% 오르며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오는 13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6월 CPI도 8∼9%대의 상승률이 예상된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공개한 '미국 경제가 연착륙·경착륙·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 가운데 어디로 향해 가는가' 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더블딥과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더블딥은 경기후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경기가 후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더블딥이 현실화하면 1980년대 초 2차 석유파동 이후 40여년 만이 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기존 0.75~1%에서 1.5~1.75%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있지만 물가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2022년 7월 7일)
한편 미국의 경기 판단, 특히 경기침체의 기준은 다른 나라들과 다소 다르다. 미국에서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정의하는 '기술적 침체'(technical recession)를 공식적인 경기침체로 보지 않는다. 미국 민간조직인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NBER) 경기순환판정위원회는 비농업고용지수(nonfarm payrolls), 개인소득(personal income), 개인소비지출(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산업생산(industrial production) 등 다양한 경제지표를 근거로 경기흐름을 판단한다. 특히 고용지표를 중요하게 본다. 이들 지표를 바탕으로 경기가 고점에서 저점으로 향하는 기간을 경기침체로 본다.
NBER는 수개월간 여러 지표의 흐름을 보고 경기를 판단하기 때문에 뒤늦게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 예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발생한 '대침체'(Great Recession)에 대한 NBER의 공식 선언은 무려 12개월 뒤에야 나왔다.
<목차>
CHAPTER 1. GDP
1. GDP를 읽는 법_ 경제성과의 가늠자
2. 의심받는 GDP_ 믿기 힘든 중국 성장률
3. 경기는 돌고 돈다_ '호황'과 '불황'의 반복
4. 별난 경제지표들_ 구리는 '닥터 코퍼'
CHAPTER 2. 인플레이션
1. 인플레이션과 화폐환상_ 물가상승은 곧 화폐가치 하락
2. 슈퍼마켓 vs 공장_ 식탁물가가 결정되는 곳
3. 가장 중요한 물가지표_ 소비자 행동 변화를 감지한다
4. 구분해야 할 ‘플레이션’들_ 경제 상황을 대변한다
CHAPTER 3. 고용
1. 고용보고서-비농업고용지수_ 미국 소비의 핵심 변수
2. 고용보고서-실업률과 임금, 인플레이션_ 경기 변동의 후행지표
3. 빠듯하거나 느슨하거나_ 구인 배율 파악이 중요
4. 더 참고할 고용지표들_ 실물경기를 반영한다
CHAPTER 4. Fed와 통화정책
1. Fed의 두 마리 토끼_ 물가안정과 최대고용
2. FOMC와 연방기금금리_ 가장 긴장하는 이벤트
3. 중앙은행의 딜레마_ 완화냐, 긴축이냐
4. 최종대부자와 'Fed put'_ 경기를 살린 '헬리콥터' 머니
CHAPTER 5. 재정정책
1. 재정정책과 통화정책_ 재정정책은 대개 '확장적'
2. 재정적자와 국가부채_ 세수와 세출의 균형
3. 부채한도와 셧다운, 디폴트, 신용강등_ 빚을 질 수 있는 상한선
CHAPTER 6. 주식시장
1. 미국 증시 훑어보기_ 세계 최대 자본시장
2. 어닝시즌_ 핵심은 '순이익'
3. Bull vs Bear_ '강세장'과 '약세장'
4. 공포와 탐욕_ 위런 버핏의 조언
CHAPTER 7. 채권시장
1. 채권이 뭐 길래_ '고정수익' 보장하는 차용증
2. 채권의 敵 인플레이션_ 고정수익 실질가치 하락의 원인
3. 채권시장의 경고_ 위험이 크면 기대수익률이 높다
4. 신용위험과 신용스프레드_ 미국 국채와의 금리차
CHAPTER 8. 외환시장
1. 헷갈리는 환율_ 환율은 외화의 가격
2. 환율의 변수들_ 물가·금리·경상수지…
3. 환율전쟁_ 한쪽이 오르면 한쪽은 내린다
4. 캐리 트레이드_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CHAPTER 9. 상품시장
1. 상품과 선물·옵션_ 파생상품으로 거래하는 원자재
2. 원유와 OPEC+_ 세계 3대 유종과 가격변수
3. 상품시장에서 금이 빛나는 이유_ 이자없는 안전자산
4. 비금속의 王 '닥터 코퍼'_ 가장 널리 활용되는 금속
CHAPTER 10. 위기
1. 1929년 월가 대폭락_ 호황은 대참사로 끝났다
2. 1987년 블랙먼데이_ 월가가 패닉에 빠졌다
3.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_ 오르막보다 가파른 내리막
4. 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팬더믹_ 탐욕을 경계하라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