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전국구' 타이틀 얻은 대구은행…수익 창출 전략은 '미지수'
'시중은행 전환' 대구銀, 중신용 중기·소상공인 여신 늘린다는데 타행比 열위한 BIS비율 등 자본적정성…'대출자산 확대는 한계' 모회사 자본 여력은 '비상'…DGB금융 RWA 증가 부담도 '곤란' 은행권 기업금융 경쟁도 '걸림돌'…"저금리로 대출 공급해야"
'전국구 은행'으로서 앞으로 시중은행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될 DGB대구은행의 수익 창출력 확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은행은 중소기업·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확대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출자산을 키워 핵심 이익을 불리기엔 현재 자본 적립 수준이 경쟁은행들에 비해 낮은 상태다. 또 기업금융 강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은행권 환경에서 대출자산을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20일 각사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올해 1분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 비율 잠정치는 16.40%로, 기존 시중은행인 농협은행(18.12%), 하나은행(17.39%), KB국민은행(17.31%)보다 낮다. 또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국민은행(14.34%), 하나은행(15.65%)과 비교해 대구은행(13.51%)은 낮은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은 대구은행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현재 중신용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자본적정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출자산을 크게 불리기는 어려운 상태다. 은행은 자기자본의 일정 비율 이상 대출을 내줄 수 없다.
BIS는 자기자본 규제에 따라 통상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자기자본을 11%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의 경우는 국제 기준보다 높게 유지하게끔 권고된다. 자본력을 평가하는 BIS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인 CET1비율은 13% 안팎으로 높일 것으로 권고되고 있다.
그나마 대구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모회사인 DGB금융지주는 자본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DGB금융의 CET1 비율은 11.07%로, 금융지주 하위권에 속해 대구은행으로선 여신 자산을 불리기가 더욱 어려운 처지다. 은행 대출이 모회사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이어지는 부담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떨어지는 CET1비율 관리를 위해 DGB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의 RWA를 축소하고, 대구은행이 자산 확대를 할 수 있도록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또한 여신을 늘릴 수 있는 자본 여력이 뒷받침된다 해도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기업금융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출자산을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5대 은행 경쟁자를 제치고 여신을 확대하려면 저금리를 기반으로 대출을 공급해야 하며 그에 따라 조달 부담을 줄여야 하는데, 대구은행의 전체 예금에서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7.8%에 머물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비중이 낮을수록 조달 비용이 상승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출 경쟁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자산을 늘리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며 "여신을 확대해 성장을 이어가려면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기존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을 경우 자산을 빠르게 키우는 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그는 또 "대구은행이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에 점포를 신설하려고 하고 있는데, 지점을 확대하려면 영업비용이 수반된다"며 "그런 요소들을 상쇄하고 결국 일정 이상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건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시중은행 인가를 승인받고, 출범 후 57년 만에 대구지역을 벗어나 전국구 영업을 하게 됐다.
김슬기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