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대구銀, '전국구 은행' 도약 임박...쌓여있는 과제는?

금융위, 이번 주 내로 안건소위 논의 점포 규모·지역 편중 과제는 '아직' 대구銀 "비대면 금융 등 방안 모색"

2024-05-08     김슬기 기자

6번째 시중은행 등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월 전국구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출사표를 낸 DGB대구은행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가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시중은행 전환을 목전에 둔 만큼 대구은행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존 지방에 집중돼있던 영업 체질은 개선이 필요한 요건 중 하나며, 여타 은행들과 차이가 큰 지점 규모 역시 좁혀야 되는 숙제다.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DGB대구은행

◇ "이번 주 금융위 안건소위서 시중은행 전환 논의"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신청한 대구은행 관련 금융위원회 안건소위원회가 이번 주 내로 열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주 안건소위에서 논의를 하고, 이후(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인가가) 최종 결정된다"고 말했다.

인가는 금융감독원 심사 후, 금융위원회 안건소위를 거치고,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해 최종 의결된다. 

앞서 대구은행은 정부에서 발표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 인가방식 및 절차'에 따라 지난 2월 7일 인가를 신청한 바 있다.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구은행은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본인가 신청서를 냈다.

금융위가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요건은 대구은행의 대주주요건, 사업계획의 타당성 요건, 임원요건, 인력 및 영업 시설 요건 등이었다. 특히 영업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사업계획 등 경영 관련 세부 심사 요건을 자세하게 심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전환에 걸림돌이 되었던 대구은행 불법 계좌 개설 사건은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일단락된 만큼 인가 확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지난 17일 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하는 업무를 3개월간 금지하고, 과태료 20억원 제재와 함께 책임자를 포함한 직원 177명에게 감봉, 견책, 주의 조치를 내렸다. 

◇ 기존 4대 은행과의 체급 차·지역 편중은 '극복 과제' 

다만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해도 여타 은행들과 나란히 경쟁하기엔 체급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지적된다. 실제 영업점 규모만 놓고 봐도 4대 은행과 차이가 크게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지점과 출장소를 합산한 수는 201개로, KB국민은행(795개)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 신한은행(722개), 우리은행(711개), 하나은행(598개)과 비교해도 턱없이 작다. 

또 전국에 점포가 고르게 퍼져 있는 시중은행에 비해 특정 지역에 영업점이 밀집돼 있는 부분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영업점포 201개 중 대구를 비롯한 경상도 지역 합계는 189개에 달한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전국 점포 수가 12곳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2월 인가 신청할 당시에 향후 방향성에 대해 발표한 바 있기도 하고, 이런 우려들은 충분히 고민해 (시중은행으로써)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인가 심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말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 2월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하면서 앞으로의 사업 비전을 공표한 바 있다. 점포망은 전국 행정구역에 거점 점포를 신설하면서 특히 디지털 앱, IT 시스템 등을 고도화해 채널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구은행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우려 반, 기대 반이다. 지역 금융 그룹만의 영업력 확장과 기기 고도화가 이뤄진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면 전국구 은행으로 안착할 가능성도 있을 거라는 시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 대비 지역 편중으로 부담감이 클 것으로 예상되나, 지역 영업 노하우 확대와 더불어 기존 은행들과 다른 전략을 짠다면 장기적으론 금융의 다각화가 이뤄지는 것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비대면에 대해선 UI·UX(사용자 환경·경험) 부분 및 핵심 기능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구축해 다양한 금융 앱을 사용해본 기존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슬기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