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봄바람 맞은 코인시장…'1억 비트코인'에도 거래소는 온도차

2024-04-15     장세진 기자
사진=각사

'크립토 윈터'가 끝나고 '크립토 스프링'이 왔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반등하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지만, 지난해는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매출이 급감한 탓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운영사인 두나무·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의 지난해 영업매출은 총 1조1785억원으로 전년보다 26.8% 줄었다. 영업이익도 5586억원으로 전년보다 33.5% 감소했다.

실제 비트코인시장은 작년 하반기 들어서야 분위기가 좋아졌고, 한동안 위축됐던 투자심리로 거래량이 줄고 매출 수수료가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코인마켓캡 기준 평균 점유율은 두나무의 업비트가 75%, 빗썸 20%, 코인원 3%, 코빗과 스트리미의 고팍스는 각 1% 미만으로 양극화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원) / 자료=업비트

◇"이익나는" 1강 1중 거래소   

업계 1위인 업비트는 나홀로 독주 중이다. 두나무는 영업수익이 지난해 1조154억원으로 18.7%, 영업이익이 6409억원으로 20.9% 각각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이 8050억원으로 515.4%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변동은 두나무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가액이 오른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만6050개로 전년보다 31.5% 증가하면서 평가액도 2582억원에서 9133억원으로 늘었다. 

업비트는 수수료 무료 경쟁, 리워드 지급 등 마케팅 경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투자자 보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교육, 지수개발 등에 나서며 가상자산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맏형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 중이다.  

빗썸코리아는 선방했다. 비록 영업수익이 1358억원으로 57.6% 감소해 14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순이익은 243억원으로 74.5% 줄었지만 점유율을 20%로 높였다.  

빗썸은 고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코인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실적보다 IPO(기업공개)를 통한 기업 가치 높이기 집중하는 중이다. 

거래 수수료율도 업계 최저 수준인 0.04%로 변경했다. 출금 수수료도 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원화입출금 한도상향 간편 신청 △더 빨라진 차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유있는 투자" 3소 거래소 

코인원은 영업수익이 225억원으로 35.7% 줄고 영업손실이 234억원으로 11.6% 늘었다. 순손실은 67억원으로 작년대비 46.1% 감소하며 차츰 개선 중이다.  

코인원은 순손실을 줄이기 위해 고객 편리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기능들을 업데이트 하면서 고객수를 꾸준하게 늘리는 중이다. 올해만 5번이 넘는 웹사이트와 앱 업데이트를 진행한 결과 올 1분기까지 코인원의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해 4분기 대비 72.8% 급증했다. 

최근 '최유리지정가호가', '설정된 알림 가격', '체결 내역' 등 국내 거래중 유일하게 신규 지표 3종을 신설했고 '해외거래소 차트 색상 적용' 등의 기능도 더했다. 사용자 수요에 맞춘 기능들을 업데이트 하면서 분위기 반전 전략이 성고하고 있다.  

코빗의 경우 영업수익이 17억원으로 60.9% 급감한 가운데 269억원의 영업손실과 1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빗 역시 적극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수수료를 0.05%로 인하하면서 '리워드 플랜'과 '최저가 플랜' 중 소비자 거래 패턴에 맞는 수수료율을 선택할 수 있게 개선했다. 

다양한 정책 덕분에 작년 말 코인원을 제치고 업계 3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또한 코빗의 핵심 사업인 리서치센터를 통해 폭넓은 정보와 최신 지견으로 생태계 발전에 노력 중이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 역시 영업수익이 31억원으로 96.9% 늘었지만, 169억원의 영업손실과 51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고팍스는 구조조정과 사무실 이전 등 비용 절감에 나섰고 적극적인 코인상장을 통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거래량이 늘면서 예치금도 46억원에서 79억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단 내실을 다지며 고객 관리와 신규 확보를 위해 바이낸스 아카데미와 함께 고팍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노력 중이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