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日·獨 추월하는 고속성장"…인도에서 울고 웃는 韓기업들

현대차·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 성장에 '방긋' 두산에너빌리티, 인도법인 회계부정 징계 '울상'

2024-03-21     김현정 기자
사진=미래에셋증권

인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로 발돋움하면서 인도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올린 국내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은 회계부정 등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인도 현지법인의 회계부정 논란으로 역대 최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20일 두산에너빌리티의 회계부정에 대한 제재를 확정했다. 기존 제재가 그대로 확정되면서 고의로 분식회계를 한 혐의는 벗었지만 161억4150만원 규모의 역대 최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인도 현지법인인 두산파워시스템즈인디아(DPSI)가 지난 2016년 수주한 2조8000억원 규모의 자와하푸르와 오브라-C 화력발전소 공사에 대해 원가 상승으로 발생한 손실을 제때 파악해 제대로 회계 처리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증선위는 회계부정은 맞지만 그 정도가 고의가 아닌 '중과실'이라고 판단했고 금융위원회도 이를 그대로 인용했다. 

금융감독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고의적으로 회계를 누락했다며 200억원이 넘는 과징금 부과를 주장했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공사 수주 후 원가 상승을 인지하고도 3000억원가량의 손실을 2017~2019년에 걸쳐 선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주처와의 원가 상승분 분담 관련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반영 시기가 늦어진 것이라며 분식회계에 선을 그었다. 3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2020년에야 알았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뻗어나가는 한국 기업들

반면에 인도에서 성과를 올리는 기업들도 줄을 잇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법인을 기업공개(IPO)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현대차가 하반기 인도법인 IPO를 시작으로 투자자산 재배치를 시작하며 주주환원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이를 호재로 분석하고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인도법인을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자회사인 홍콩법인이 보유하던 인도법인 지분을 모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도시장을 더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직접 보유한 해외법인은 홍콩, 미국, 영국 등 3곳뿐이었는데 인도도 직접 보유로 전환한 것이었다. 인도 외 베트남, 브라질, 싱가포르, 몽골, 인도네시아 법인은 여전히 홍콩법인 산하에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8년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인도법인을 설립한 이래,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을 개발해 리테일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의 인도법인의 리테일 고객 계좌수가 10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계좌 수 기준 현지 온라인 증권사 8위, 전체 16위의 성과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선도적으로 파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전략을 펼친 점이 현지 거래고객 증가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인도에 주목한다"며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인데 아직 주식 거래를 하는 인구는 전체의 5%밖에 되지 않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Limited)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하기도 했다. 쉐어칸은 2000년 설립됐으며 임직원 수 3500여명, 총 계좌 약 300만개를 보유한 현지 업계 10위 수준의 증권사다.

◇'제조업·서비스·국내수요'…인도 고속성장 지지하는 3축

인도는 최근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AIF)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됐다. 유엔이 전망하는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약 6.2%이다.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의 성장, 강력한 국내 수요가 인도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동력이다. 

인도 정부가 내다보는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높은 약 7.3%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약 7% 성장률을 제시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인도가 향후 3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는 경제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일본과 독일을 추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