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株, 글로벌 경쟁 심화에 주가도 '침울'

증권가, 연달아 목표가 하향 PC·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10곳 중 한국업체 없거나 줄어

2024-03-20     김현정 기자
'P의 거짓'/사진=네오위즈 홈페이지

국내 게임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뒤 추가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게임주의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부 게임주의 목표가를 낮추기까지 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게임 TOP 10 지수'는 2021년 11월 24일 1592.32로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띠고 있다. 전날 마감가는 642.44로 하루 만에 1.48% 떨어졌다.

같은 날 더블유게임즈는 전날보다 0.71% 하락한 4만2100원에, 네오위즈는 전날과 동일한 2만2200원에 마감했다. 최근 다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더블유게임즈와 네오위즈의 목표가를 각각 8만원에서 6만1000원, 3만6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엔터테인먼트로 신규 사업 진출을 꾀한 게 악재가 됐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더블유게임즈가 본업과의 시너지가 약한 엔터테인먼트 신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주가가 9% 급락했다"며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14일 일본에 국내 중소형 기획사 아이돌의 공연을 중개해주는 신규법인 더블유씨앤씨를 설립했다. 자력으로 일본 시장 진출이 힘든 국내 중소형 기획사의 일본 진출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신사업 진출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라는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주가에 긍정적이기 힘들다"면서 "더블유게임즈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과 풍부한 현금에도 불구하고 신사업에서 지속된 아쉬움은 밸류에이션의 지속적인 하락을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더블유게임즈가 최근 iGaming 사업 등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선택과 집중'이 아닌 '맥시멀리스트'의 전략을 택한 더블유게임즈의 신사업 진출 우려가 PER(주가수익비율)도 8배에서 6배로 낮췄다. 

◇증권가, 신사업 진출·신작 기대감에도 주가 전망은 '신중' 모드

네오위즈는 2분기 신작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이후 네오위즈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질 것이라며 목표가를 3만6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출시한 'P의 거짓'의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최근 주가는 하락했으나 2분기 중으로 '고양이와 스프'(중국)과 '영웅전설:가가브트릴로지'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다시 관심을 부각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호평했다.

안 연구원은 "최근 중국 킹소프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판호를 발급받은 '고양이와 스프'는 방치형 시뮬레이션의 장르적 특성상 광고 매출이 많이 발생할 수 있고 중국시장 내 성과가 기대된다"며 "자회사 파우게임즈에서 개발한 '영웅전설:가가브트릴로지'도 지스타2023의 양호한 반응과 IP(지식재산) 경쟁력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P의 거짓'은 9월 출시 1주년 전후로 DLC(Downloadable Contents)를 출시할 예정이며 6월 출시 2종 게임과 함께 하반기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네오위즈의 신작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올해 이후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에 목표가를 낮췄다.

◇글로벌 경쟁 심화…국내 게임업계 성장 성숙기 접어들었나

국내 게임업계의 성장이 성숙기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7~2020년 한국 PC와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률은 각각 24.1%, 95.6%로 글로벌 성장률 24.8%, 102.2%를 밑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PC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18년 5조236억원, 2019년 4조8058억원, 2020년 4조9012억원, 2021년 5조6373억원, 2022년 5조8053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성장률은 2018년 10.6%에서 2019년 마이너스 4.3%로 고꾸라진 후 2020년 2%, 2021% 15%로 다시 늘다가 2022년 3%로 다시 둔화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2018년 6조6558억원, 2019년 7조7399억원, 2020년 10조8311억원, 2021년 12조1483억원, 2022년 13조72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성장률은 2020년 고점을 찍은 이후 둔화하고 있다. 이 기간 성장률은 2018년 7.2%에서 2019년 16.3%, 2020년 39.9%로 폭등했으나 2021년 12.2%, 2022년 7.6%로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게다가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약진이 거세다. 지난 2021~2022년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매출 상위 퍼블리셔 10곳을 보면 애플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중국 4곳, 일본 2곳, 아일랜드·핀란드·미국·영국 각 1곳이었다. 구글 애플리케이션에서는 2021년 한국 2곳, 일본 2곳, 중국 1곳, 아일랜드·영국·핀란드·이스라엘·싱가포르 각 1곳에서 2022년 미국 2곳 외에는 한국·아일랜드·영국·이스라엘·핀란드·싱가포르·일본·스위스 각 1곳이었다. 애플 앱에서는 한국 게임회사가 한 곳도 없고, 구글 앱에서는 한국이 2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

표=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
표=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

모바일 게임 국내 매출 상위 퍼블리셔 10곳도 애플 앱에서 2021년 한국 업체가 6곳 포진해 있었으나, 2022년에는 5곳으로 줄었다. 구글 앱에서도 2021년 한국 업체가 7곳에서 2022년 6곳으로 감소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