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실적리스크①]올해는 내리막길…'님(NIM) 떠나고, 대손비용 늘고'

줄고 있는 순이자마진…올해도 축소 '불가피' 부실 대출 확대·연체율 상승...대손충당금 '발목' 인뱅 점유율 확대 등 은행 대출 경쟁은 '이중고'

2024-03-19     김슬기 기자

산적한 악재가 최근 은행권을 에워싸면서 올해 은행 수익에 비상이 걸렸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세 속 올 실적 불확실성 우려가 커진 데다,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의 조 단위 배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기업금융 지원 등 정부 압박이 가중되면서 수조원 비용 지출도 불가피해진 상태다. 최근 은행을 바짝 옥죄고 있는 비우호적 영업 환경 현황 및 관련 수익성 저하 리스크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사진= 연합뉴스

19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NIM은 지난 2022년 4분기(1.68%)부터 지난해 말까지 1.65%, 1.59%, 1.55%, 1.47%로 4분기 연속 떨어졌다.

하나은행 역시 2022년 4분기 1.74%에서 지난해 말 1.52%로 22bp(1bp는 0.01%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은 2023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0.02bp 내림세를 보였으며, KB국민은행도 작년 3분기(1.84%)를 시작으로 4분기(1.83%) 감소 추이를 보였다.

NIM은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작년부터 NIM이 내려간 것은 시중은행간의 경쟁 가속으로 인한 예대금리차 축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은행간 대출 경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조달금리보다) 더 많이 떨어졌고 NIS(예대금리차)가 하락하면서 작년부터 NIM이 내려갔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NIM 축소 전망이 나오면서 결국 수익성이 줄어 올 한 해 실적은 전년과 다르게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는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돼 마진이 줄 수밖에 없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하반기 3.8%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올해 상반기 3.6%, 하반기 3.4%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이 줄고 있다 보니 실적이 전년과 동일하거나 하락이 예상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더욱이 현재 부실 대출 증가와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은행의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추정손실 여신은 총 590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1% 불어났다. 올해도 역시 신규로 연체된 대출 비율이 상승하는 등 대손비용 증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체율 또한 들썩이는 모양새로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1년 새 0.08%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작년 역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순익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자산건전성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는 그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영업 환경 역시 녹록지 않아 수익성 약화가 예상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대환 대출 플랫폼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점유율 확대 등으로 대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올 한해 국내 은행의 대출 성장률 추정치를 지난해(4.6%)보다 낮은 3~4%로 제시했다. 

김슬기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