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총수익 관점에서 주식과 채권 포기할 것"

'채권왕' 빌 그로스 "주식, 너무 고평가"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낮출 의사나 능력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2023-10-05     이진수 선임기자
사진=블룸버그TV 화면 캡처.

채권 수익률 급등으로 이번주 미국 주식시장이 요동쳤지만 억만장자 투자자 빌 그로스(사진)는 아직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경제 매체들이 그의 4일(현지시간)자 노트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그로스 공동 창업자는 노트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과 실제 10년물 국채금리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본 결과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선행 PER란 현재 주가를 예상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증시 강세론자들은 낙관론의 근거로 인공지능(AI)을 꼽으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채권왕’으로 불렸던 그로스는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관계자들이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2.25% 밑으로 크게 끌어내릴 수 없다면 투자자들은 결국 채권이 경기 둔화나 침체 시기로 향하는 명백한 고평가 주식보다 더 낫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썼다.

연준 관계자들은 지난달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로스는 향후 물가상승률이 3% 안팎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파월 의장에게 단기 금리를 낮출 의사나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근 연율로 3.7% 상승해 지난해 최고치 9%에서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그로스는 "향후 총수익이라는 관점에서 주식과 채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패션 브랜드 코치의 모기업인 태피스트리의 카프리홀딩스(마이클코어스 브랜드 등을 보유) 인수처럼 차익 거래가 ‘최고의 베팅’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한 기업의 인수 전과 후의 주가 변동에 베팅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그로스는 "어쨌든 10년물 실질 그리고 명목 국채금리를 주시하라"며 "기존의 선행 PER가 정당하다는 게 입증되려면 금리는 많이 내려가야 하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16년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던 미 국채금리는 4일 하락했다. 미 민간 기업의 고용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고용정보 제공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 고용 보고서가 나온 이후 0.07%포인트 하락한 연 4.735%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4.8%를 돌파한 뒤 4.884%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에 이른 바 있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도 장 초반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에 이르렀다 결국 4.867%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2년 만기 국채금리는 0.09%포인트 떨어진 5.054%로 장을 마감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