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무이자 할부 기간 반토막'…혜택 축소 나선 카드사
카드사들이 고객 서비스를 대폭 줄이고 있다. 자금조달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무이자 할부 개월수를 축소하거나 알짜 카드를 단종하는 식이다. 시장에서는 카드사의 여전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의도적 '디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가맹점 무이자 할부 서비스 기간을 대부분 3개월 안팎으로 줄였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 쇼핑, 자동차보험, 백화점 등에서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했다. 같은 해 2분기 온라인 쇼핑의 경우 최대 7개월까지 가능했던 적도 있으니 반토막 이상 줄어든 셈이다.
삼성카드는 올해 고액 연회비를 내는 프리미엄 카드 고객의 무이자 할부도 줄였다. 프리미엄 카드 고객 중 심사를 거쳐 선정된 '특별 회원'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리워즈 서비스 중 무이자 할부 기간을 최대 6개월(티타늄)에서 4개월로 변경한 것이다.
이외에도 일반 카드 대상으로 백화점·온라인쇼핑(6개월), 여행·자동차보험(5개월)에서 최대 3개월 무이자 할부로 줄였다.
현대카드는 대형마트 최대 5개월, 면세점·항공·뷰티 등에서 최대 6개월, 온라인 쇼핑 최대 7개월까지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으나 올해 3개월로 변경됐다.
현대차 구매시 무이자 할부 개월수도 최대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KB국민·롯데·우리카드도 무이자 할부 혜택 기간을 축소했다.
한편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대표 상품라인인 카드의정석 POINT CHECK의 신규 발급을 중단, 재발급과 갱신만 가능한 상태다.
이 카드는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이면 모든 가맹점에서 기본 0.8% 적립해줄 뿐만 아니라 교통비 5% 이상 적립, 커피·영화 3%, 주유 1%, 이외에도 간편결제 이용 시 추가로 3% 적립해주는 등 알짜 카드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12월 탄탄대로 Biz 티타늄, KB국민 리브메이트 발급을 중단했다. 탄탄대로 Biz 티타늄카드는 주유소 리터당 최대 120점 포인트리를 적립해주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15% 포인트리 적립 가능했다.
리브메이트 카드는 같은 날 갱신 및 재발급이 중단됐다. 전월실적 없어도 기본 0.7% 적립, 간편결제 이용시 최대 2% 무제한 적립이 가능한 점 등 혜택이 좋아 출시된지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신규 발급이 중단된 바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기간 한정 형태로 장기간 무이자 할부 혜택을 담은 카드를 새로 출시하거나 기존 카드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과거 혜택에 비해선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이같은 카드사의 의도적인 혜택 축소 움직임은 채권 금리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여전채의 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연 4.433%다. 이는 2월 3일 4.027% 대비 0.406%p 상승한 수치다. 한 달 만에 여전채 금리가 0.4%p 넘게 오른 건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최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모처럼 하락세던 카드론 금리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은 제휴를 맺은 특정 가맹점에 한해 스팟성으로 진행되는 편"이라며 "해당 혜택이 정기적으로 제공되려면 먼저 금리 안정이 필요해 하반기는 지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지연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