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發 '칼바람'…다올투자증권, 인력·몸집 확 줄인다

희망퇴직 이어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2022-12-07     전보규 기자
사진=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발 삭풍으로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면서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해외법인 매각, 희망퇴직 결정에 이어 핵심 계열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도 팔기로 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다올투자증권이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다. 다올인베스트먼트의 매각 가격은 20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KTB네트워크에서 이름을 바꾼 다올인베스트먼트는 국내 1세대 밴처캐피탈(VC)이자 다올투자증권의 핵심 계열사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국내외 1200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했고 이중 300여 개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투자 대상에는 배달의민족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도 있다.

다올투자증권이 다올인베스트먼트까지 매각하려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부동산 PF 우려가 커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의 자료를 보면 다올투자증권의 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은 85%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편이다. 평균 비중은 대형사가 37%, 중형사와 소형사는 각각 47%, 49%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20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2.2%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7.8% 줄어든 수치다.

다올투자증권은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태국 현지법인 매각에 착수했고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희망퇴직은 신입사원을 제외한 전 직원이 대상이다. 영업을 제외한 경영 관련 직무에서는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비용 감축 차원에서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운영도 올해 말로 종료할 계획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도 신청했다.

부동산 PF발 위기가 심상치 않은데다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할 것이란 점 등을 고려할 때 다올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인력·조직 정리에 나서는 증권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미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고 케이프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와 법인영업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