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편의점 앱 1개월 써보니…'강제 단골' 확정

앱과 구독·페이 연동하니 할인율·이용액↑…충성고객 확보 유리

2022-09-07     강현창 기자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전성시대다. 웬만한 상가 건물엔 편의점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기자도 여기에 걸려들었다. 거의 매일 편의점을 들러 카페인을 보충하고 허기를 채운다. 먹거리 외에 간단한 사무용품이나 위생용품이 필요할 때도 찾는 곳이 편의점이다. 

개인적으로 편의점 3사의 서비스 차이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편의점마다 독점 상품과 PB상품이 있지만 별다른 소비패턴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등에 열중하는 소비자가 아니다보니 접근성이 좋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편의점업계에서는 분명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가장 치열한 분야가 바로 모바일 앱이다. 국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마다 편의점 이용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앱을 내놓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편의점 3사 모두 모바일시장 앱 경쟁

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는 '포켓CU', GS25는 '나만의 냉장고', 세븐일레븐은 '세븐일레븐'이라는 앱을 통해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편의점 3사 전용 앱은 모두 안드로이드 기준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모든 앱은 기본적으로 재고 확인과 이벤트 알림, 구독서비스, 예약구매, 포인트적립 등의 기능이 있다.

각 앱의 평가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안드로이드 기준 앱마켓 평가는 '포켓CU'가 별점 3.2점으로 가장 높고 '세븐일레븐'이 2.7점, '나만의 냉장고'가 2.3점로 뒤를 이었다.

이중 '나만의 냉장고'를 지난 8월 1개월간 이용해봤다. GS25는 '나만의 냉장고' 외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더팝'이라는 앱도 있다. 더팝의 평점이 2.7로 조금 더 높지만, 사실상 기능은 거의 같아 '나만의 냉장고'를 써보기로 했다.

'나만의 냉장고'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GS25가 사무실과 집에서 가장 가깝다. 살고 있는 건물 1층에 GS25가 입주해 있고, 사무실 창문에서 GS25가 보인다. 편의점업계가 매장수 경쟁을 벌이는 것도 바로 '입지'가 편의점의 최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먼저 앱을 이용하기 전 7월 GS25의 이용 실적을 뽑아봤다. 총 14차례에 걸쳐 10만5600원을 썼다. 같은 기간 CU와 세븐일레븐 이용실적까지 더하면 편의점에서 사용한 금액은 총 15만원쯤 됐다.


◇앱 직접 써보니 편의점 이용 크게 증가

8월에는 스마트폰에 '나만의 냉장고'를 설치하고 GS25를 본격적으로 이용해봤다.

먼저 이용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GS25의 구독서비스인 '더팝플러스'를 신청했다. '더팝플러스'는 총 두 가지로 이용료 2500원을 내면 1개월 동안 GS25가 운영하는 카페서비스를 이용할 때 25% 할인을 받는 '카페25'와 같은 기간 3990원을 내면 도시락과 샐러드류를 20% 할인받는 '한끼플러스'가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신청하고 이용료 6490원을 선결제 했다.

그리고 앱의 핵심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GS페이도 등록했다. GS페이를 등록해야 '나만의 냉장고' 앱으로 GS25에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GS페이는 GS리테일의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GS25와 GS샵, GS더프레시, GS프레시몰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모두 앱과 연결하고 8월 한 달간 이용해본 결과 지난 7월과는 크게 다른 결제액을 기록했다. 8월 동안 GS25에서 결제한 금액은 총 24만4890원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방문 횟수도 늘었다. 1개월 동안 총 38차례 GS25를 방문했다. 역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CU와 세븐일레븐 등에서는 합해서 3만원도 결제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앱을 사용하고 구독서비스와 결제서비스까지 이용하다보니 GS25에 발길이 끌린 것이다. 편의점들이 앱을 내놓고 결제와 구독서비스를 연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앱을 사용해 경험을 집중시키는 것이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기자가 직접 발급받은 모바일 영수증. 통신사 할인과 팝할인, 더팝플러스 할인 등의 내역이 나와 있다. / 사진=강현창 기자

한 달 동안 3만4000원 할인…구독·페이 연동 효과

8월 GS25에서 발행한 모바일영수증을 분석해보니 이용이 몰릴만 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유는 '할인'이다.

GS페이의 서비스 중에는 통신사 할인을 연계하는 서비스가 있다. 편의점마다 통신사 포인트를 이용해 결제하는 안내를 하고 있지만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거나 포인트카드를 꺼내기가 귀찮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GS페이에 통신사 할인을 연계해두니 결제할 때마다 통신사 포인트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8월 한 달 동안 사용한 통신사 포인트는 총 2만400점이다. 지난 7월 단 1점도 이용하지 못한 데 비하면 큰 성과였다. 엄밀하게 말해 통신사 포인트는 할인이 아니지만, 안 쓰고 버려진 포인트를 생각하면 유익한 결과다.

이어 '더팝플러스'로 할인받은 액수는 총 1만3620원이었다. 서비스 가입에 6490원을 먼저 결제한 걸 감안하면 7130원의 이득을 본 셈이다. 도시락 할인을 받는 '한끼플러스'는 사용횟수를 모두 채웠고, 커피할인을 받는 '카페25'는 사용횟수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GS페이를 이용할 경우 받는 '팝할인'도 있다. 이렇게 할인 받은 금액은 총 6540원. '팝할인'은 GS페이 외에 행사카드 등을 이용해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렇게 할인 받은 금액은 통신사 포인트 2만400점(원)과 더팝플러스 7130원, 팝할인 6540원 등 총 3만4070원이다.


◇편의점 앱, 충성고객 확보에 유리…모바일도 전쟁터

한 달간의 체험이 끝나고 돌이켜보니 편의점 앱 이용의 장단점이 분명해졌다. 우선 장점은 결제가 편리해지고 할인도 많이 된다는 점이다.

단점도 분명하다. 지출 자체가 늘었다는 점이다. 사실 이 부분은 기자의 자제력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앱이 의도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편의점 앱을 이용할 때 받게 되는 할인율의 배경이기도 하다. 편의점뿐 아니라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마진을 줄이더라도 매출을 키워 결과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꾀하기 때문이다. 

업체 입장에서도 충성고객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전용 앱에 각종 서비스를 연동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유통업계 내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업계"라며 "앱을 통한 소비경험이 긍정적으로 누적되면 충성고객 확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편의점 앱은 점점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