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업계 첫 '미청구 보험금 찾기'가 아쉬운 이유

삼성생명, 미청구·미지급 실손 조회 서비스 개시 번거로움 때문에 보험금 포기하는 사례 감소 기대 "청구 전산화 안돼 편익 개선 한계 …법 개정 서둘러야"

2022-08-30     김자혜 기자
최근 손해보험협회가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도입을 강력하게 요청한 가운데 삼성생명이 미청구 실손보험금 예상 조회 서비스를 도입한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생명이 미청구 실손보험금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복잡한 과정 때문에 보험금을 포기하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아직 청구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의 편익 개선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금 청구·수령의 편리성을 높이고 보험 가입자들이 제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가 이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실손보험의 미청구·미지급 보험금을 통합조회 할 수 있는 '보험금 예상하기 서비스'를 개시했다. 보험 가입자의 치료 이력을 기반으로 실손보험 보험금 예상 금액을 조회하는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생명의 실손보험금 조회 서비스는 홈페이지에서 보험 가입자가 개인인증을 하면 본인이 방문한 병원, 약국 리스트가 나온다. 여기에 보험가입자가 허리디스크와 같이 질병명을 입력하면 예상되는 보험금을 조회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실손보험금 청구 과정은 복잡하고 받을 돈은 적어 보험금 수령을 포기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녹색소비자 연대 등 소비자단체 3곳에서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47.2%는 실손보험 청구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구를 포기한 사유로는 '진료 금액이 적어서'라는 응답이 51.3%, '진료 당일에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미처 챙기지 못해 병원 재방문 시간이 없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46.6%로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병원 치료 관련 서류 증빙 등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이라며 "이번 서비스는 보험 청구 금액을 예상해 과정을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생명의 실손보험 보험금 예상하기 서비스를 이용해도 청구는 보험 가입자가 따로 해야한다. 아직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되지 않아 청구 서비스까지 한번에 제공할 수 없어서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을 청구하려면 병원의 영수증, 진료비 내역서 등을 종이서류로 받아 보험사에 사진이나 팩스로 보내게 돼 있다.

실손보험 청구전산화는 이런 과정을 전산화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병원이 주고받는 서류를 전산으로 보험사에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실손보험금 청구가 한결 간편해진다. 

이런 이유로 보험업계에서는 전산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 지난 22일 국민의힘이 개최한 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다수의 편익이 제고될 수 있게 법률 개정을 서둘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법률 개정 시점 등을 가늠할 수 없다보니 보험사들은 관련 서비스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도입 준비는 망설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네병원의 비급여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시스템이 도입돼야 보험금 예상의 정확도도 높아지고 소비자들이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