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파월, 강력한 '매파' 본능…"고통 감수해야 물가 잡힌다"

파월, 잭슨홀 연설서 금리인상 지속 필요성 강조 뉴욕증시 '검은 금요일'…3대 지수 3% 넘게 급락

2022-08-27     김신회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이 완전한 통제 아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강조했다. 심지어 실업률이 뛰어도 물가를 잡으려면 약간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며 강력한 긴축의지를 다졌다.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악화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국제 경제심포지엄(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을 통해 연준이 내년 성장 둔화를 우려해 금리인상을 조기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책무를 다했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를 게속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물가안정과 더불어 최대고용을 양대 책무로 삼고 있지만, 물가안정에 더 무게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파월은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수 있겠지만 "가계와 기업에 다소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러한 고통은 인플레이션 하락의 안타까운 비용이지만 물가안정에 실패하면 더 큰 고통이 뒤따른다고 그는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40년 전 상황을 언급하며 "물가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경기) 제약적 정책스탠스를 유지해야만 할 것 같다"며 "정책을 너무 일찍 완화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역사는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번 잭슨홀 연설은 특히 짧았다. 파월을 비롯한 연준 의장들은 잭슨홀 미팅을 광범위한 정책 전환을 미리, 대략적으로 알리는 기회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8분에 불과했다. 그는 이번 연설을 시작부터 "짧고 집중적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며 "물가안정성은 연준의 책무이며 우리 경제의 기반 역할을 수행한다. 물가 안정 없이 경제는 그 누구를 위해서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월의 매파(강경파)적 연설에 이날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다우는 3.03%, S&P500은 3.37%, 나스닥은 3.94% 떨어져 세 지수 모두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파월 발언이 내년 금리인하 전망을 일축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노즈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장의 발언 전반은 '연준이 이번 긴축 사이클을 곧 끝낼 것'이라는 생각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시나 구하 부회장은 "반회귀(anti-pivot)"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정책으로 회귀할 일은 당분간 없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한 달 혹은 두 달보다 더 광범위한 통계에 집중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 2%에 더 근접해 하락할 때까지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로 되돌아가도록 연준의 정책 스탠스를 의식적일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