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엔화값, 두 달 새 최강세…"변곡점 또는 속임수"
7거래일 동안 4.5% 반등…"연준 데이터 의존적일수록 변동성 높아"
엔/달러 환율이 2개월 만에 최저(엔화값 최고)로 내려왔다. 외환 투자자들이 물가 상승 위험, 침체 공포, 시장 변동성을 재평가하며 엔화 약세(쇼트, short) 베팅을 줄이면서다 .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29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0.5% 하락한 130.92엔을 기록했다. 전날 환율 133엔보다 큰 폭으로 내려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쿄 외환딜러들을 인용해 미국 펀드들이 올가을까지 엔화값이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 것이란 베팅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라보방크의 제인 폴리 시니어 외환전략가는 FT에 "미국 국채수익률의 하락, 달러 강세 포지션에 대한 차익 실현, 안전자산 선호심리 등이 합쳐지며 달러 대비 엔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 역시 달러 대비 엔화 반등이 진짜 변곡점일지, 아니면 일종의 속임수일지 의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여름 휴가철 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지난 7거래일 동안 엔화값은 달러 대비 4.5% 뛰면서 폭발적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이 114엔 수준에서 급등했던 올 3월 초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140엔을 위협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대단한 반전이다.
7월 중순까지 엔/달러 환율은 139엔까지 치솟았다. 미국이 공격적 금리인상을 지속하는 동안 일본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의지를 계속해 양국간 금리격차가 계속 벌어졌다.
엔쇼트는 레버리지 펀드가 보유한 주요 10개국(G10) 외환 투자 포지션 가운데 가장 컸고 스퀴즈(sqeeze)되기에 취약했으며 이런 스퀴즈는 지난주 시작됐다고 BMO캐피털마켓의 스티븐 갈로 유럽 외환전략 본부장은 말했다. 레버러지펀드란 부채를 일으킨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하는 펀드, 쇼트 스퀴즈는 공매도가 예상과 달리 급증하는 데 대응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산을 매수해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엔쇼트에 대한 스퀴즈는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도 향후 금리인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성명을 내놓으며 나왔다고 FT는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결국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앞으로 데이터에 대해 민첩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 역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JP모건의 벤자민 사틸 외환전략가는 말했다.
샤릴 전략가는 "연준이 더 데이터에 집중할 것이라는 성명은 엔/달러 환율의 양방향성이 더 심해질 리스크의 도입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엔화값이 갑자기 오르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오는 다음주 다시 갑자기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파월 의장이 엔/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을 열어줬다며, 연준이 데이터 의존도를 높이기로 한 상황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면 투자자들은 데이터가 나올 때마다 더 민첩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엔/달러 환율이 지난달 도달했던 139엔이 아마도 최고점이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미국의 침체 타이밍과 심각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곡점을 지났다고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수석 외환전략가는 이달 엔/달러 환율 목표가 135엔을 수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준이 다시 더 매파적(긴축적), 더 공격적이 될 리스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