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자들 '롤렉스' 푼다...명품시계 중고가격 급락세
암호화폐 가격 급락 '크립토윈터'...투자자들 '트로피' 처분 롤렉스·파텍필립 등 중고제품 쏟아져...상반기 거래 50%↑
암호화폐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중고시장에 롤렉스, 파텍필립 같은 명품시계가 범람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해 단번에 큰 돈을 번 이들이 한동안 명품시계를 '트로피'처럼 사들였지만, 최근 가상자산시장이 흔들리면서 중고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적인 중고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인 크로노24(Chrono24)는 이메일 성명에서 롤렉스 '데이토나'나 파텍필립의 '노틸러스 5711A' 같은 시계들의 공급이 전보다 훨씬 더 늘고 있다고 밝혔다. 크로노24는 암호화폐 가격 급락이 명품 브랜드 시계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팀 스트라케 크로노24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수요가 몰리는 일부 인기 모델들의 가격이 다른 비슷한 시계 가격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올 상반기 거래량이 50% 넘게 늘었다고 한다.
한 예로 파텍필립의 '노틸러스 5711A'는 새 제품 소매가격이 3만5000달러(약 4600만원)쯤 한다. 같은 모델 중고제품은 지난 1분기 24만달러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19만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새 가격이 20%가량 떨어진 것이다.
초고가 명품은 애초에 수요보다 공급물량이 적은 데다 구매 절차가 까다롭다. 시간이 지나면 희소가치도 커지기 마련이다. 신품보다 중고제품 가격이 훨씬 비싼 이유다.
한편 암호화폐시장은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급락세를 타고 있다. 이른바 '크립토윈터'(암호화폐 겨울)다.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시장에서는 그 지속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 처음 3조달러를 돌파했다가 최근 1조달러 선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장 간판인 비트코인(BTC) 가격은 지난해 11월 고점에서 66%가량 추락했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