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플마켓뷰]'업황 악화' SK하이닉스…"비중축소보다 저가매수"

2022-07-28     전보규 기자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업황 악화로 한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지금보다 크게 하락할 가능성보다는 상승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저점매수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반도체 업황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요 세트 업체들이 재고 축소를 위해 부품 구매를 줄이는 중이고 상반기 양호했던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이런 근거들을 바탕으로 3분기 D램 수급 다운 사이클이 심화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D램 가격 하락 폭이 각각 7%, 8%에서 11%, 16%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출하를 줄이고 재고를 늘리는 방식으로 가격 하락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 하우스 재고 일수 확대로 가격 인하 요구를 방어하고 있지만 재고 일수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없다"며 "D램 산업이 과정화된 상태라 고객사들의 강한 가격 인하 요구를 일정 기간 방어할 수 있지만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면 협상력은 한계에 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재고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최근 업계의 설비투자(CAPEX) 축소와 올해 4분기 감산 효과 발생을 고려하면 내년 2분기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 낙폭 확대로 내년 상반기까지의 실적 추정치도 하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갑갑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업체들의 투자계획이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업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주가는 PBR 1.0~1.1배 구간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계획과 관련한 가시성이 확보되는 시점은 올해 3분기 말로 예상했다.

다만 SK하이닉스에 대한 비중을 줄이기보다 저점매수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저점 기준으로 하방은 최대 10%, 상승 여력은 44%로 추정된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장기투자 관점에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가의 저점이 점차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메모리 재고가 내년 상반기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업체의 6개월 주가 선행성을 고려한 장기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제한적인 공급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근거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