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는다"…한국은행, 사상 첫 '빅스텝'

금통위, 기준금리 2.25%로 0.5%p 높여

2022-07-13     전보규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았다.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 위험도 고려됐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2020년 3월과 5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등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1.25%였던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췄다. 이후 동결해오다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11월,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는 2%대로 빠르게 높아졌다.

금통위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차례 연속 인상도 마찬가지다.

금통위가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상승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9.7%다.

한은의 빅스텝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1994년 이후 28년만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인상)을 밟았고 당시 한미 금리차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면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도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높이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0.5~0.75%로 벌어졌지만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 시각) 시장의 예상처럼 기준금리를 0.75% 올리면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게 된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