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증시 장악한 '리세션 공포'...JP모건이 코웃음치는 이유

2022-05-17     신창식 기자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증시에 반영된 경기침체(리세션) 우려가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침체 우려가 실현되지 않으면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서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JP모건 "'리세션 공포'는 과장...증시 회복 기대"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빅 투자전략가가 16일(현지시간) 고객들을 상대로 낸 투자노트에서 "리세션 공포가 실현되지 않으면, 한산한 주식 포지셔닝과 비관적인 투자심리가 증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이 리세션 리스크(위험)를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콜라노빅은 이날 투자노트에서 잠재적인 경기침체 위험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우려가 채권이나 금리 등 다른 시장에서는 돋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경기침체 우려가 증시를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과 유럽 증시는 단기간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을 70%로 반영하고 있지만, 투자적격등급 채권시장과 투자부적격등급 채권시장, 금리시장에서 본 침체 확률은 각각 50%, 30%, 2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콜라노빅은 경기침체에 대한 주식시장의 우려가 실현되면 채권 수익률(금리)이 급락하겠지만, 금리시장의 예상대로 경기침체가 일어나지 않으면 증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향후 6~12개월 사이에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위험추구 성향을 유지한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고 밝혔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FRED

증시에 번진 경기침체 우려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봉쇄정책,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가속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맞선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공세가 경기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 여파로 미국 증시 투자자들이 올 들어 거둬들인 자금이 10조달러에 이른다.

그럼에도 실물경제에서는 뚜렷한 경기침체 신호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제조업·서비스 경기가 정점에서는 후퇴했지만 여전히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이어지고 있으며, 고용시장과 주택시장 지표도 아직 탄탄하다는 것이다.


◇UBS "침체 우려 빗나가면, S&P500 1년간 12%↑"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경기침체 우려가 증시를 장악하고 있다는 콜라노빅의 견해에 공감했다. 

UBS는 증시에 반영된 경기침체 가능성을 40%로 봤는데, 투자자들이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볼수록 침체가 실제로 일어났을 때 증시의 손실이 더 커진다는 게 이 은행 투자전략팀의 분석이다.

다만 이들은 최악의 우려가 실현되지 않으면 증시는 랠리를 펼치는 게 보통이라고 지적했다. S&P500이 12개월에 걸쳐 12% 정도 뛴다는 것이다. 

키스 파커 UBS 투자전략가는 S&P500이 3800선을 밑돌아야 시장이 경기침체와 실적침체(earnings recession)를 당연시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는 성장률이 2개 분기 이상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를 말한다. 순이익이 2개 분기 이상 연속 감소하면 실적침체가 된다.

한편 투자전문지 '인스티튜셔널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가 지난해 최고의 주식 투자전략가로 꼽은 콜라노빅은 증시 회복에 대비해 최근 약세를 띠고 있는 원유·에너지 관련 종목들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라고 권했다. 올해 증시가 출렁이는 동안 크게 떨어진 가치주에 대한 강세론도 고수했다. 다만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이 지난 1월 고점에서 16% 추락하면서 그의 가치주 강세론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신창식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