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머스크, 트위터 인수 보류…가격 후려치기 혹은 진짜 포기?
가짜 계정 비중 5% 의문…트위터 주가 10% 폭락, 테슬라 6% 급등 1)인수 자체 결렬 2)인수가 인하 협상 3) 위약금 내고 포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440억달러를 주고 트위터를 인수하는 작업을 잠정 보류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보류의 이유로 트위터의 가짜 계정 규모를 지적했다. 트위터 주가는 9.7% 폭락하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의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억2900만 사용자들 중에서 가짜 계정이 5% 미만이라는 수치를 "뒷받침할 구체적 정보"를 받을 때까지 인수를 일단 보류한다고 밝혔다. 가짜 계정 수치는 지난주 트위터가 내놓은 실적 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2014년 이후 이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잠정 보류한다는 발표에 트위터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0% 가까이 폭락했다. 머스크는 인수 보류관련 트위터를 올린지 2시간이 지나 다른 트위터를 올리며 "여전히 인수에 진심이다(still committed to acquistion)"고 말했다. 덕분에 트위터 주가는 낙폭을 만회하며 정규장을 9.7% 낮은 40.70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이번 통보가 어떤 법적 효력을 발휘할지와 정확하게 무슨 근거로 인수를 보류하는지는 불명확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트위터 주가는 머스크가 주당 54.20달러에 인수하겠다고 합의했던 4월 중순 이후 25%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인수가 합의 금액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혹은 아예 인수 자체가 불발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5.7% 뛰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3월 말 이후 테슬라 주가는 33% 낮아진 상태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면 "스팸봇을 죽이고 인간계정을 인증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팸봇은 불필요한 내용을 자동으로 올리는 일종의 가짜 계정이다. 트위터는 8년 전부터 수익창출이 가능한 일일 활성사용자 가운데 가짜 혹은 스팸계정은 5% 미만이라고 밝혀왔다.
트위터는 최근 실적 보고서에서 가짜 계정 비중에 대해 "상당한 추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수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우리가 추정하는 것보다 가짜 혹은 스팸 계정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적시했다.
머스크의 인수 보류 결정은 트위터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2명의 고위급 임원을 해고하는 등 비용감축 조치들을 발표한 다음날 나왔다. 트위터는 다른 경쟁업체 메타플랫폼(페이스북 전신)과 틱톡에 비해 느린 성장세로 인한 막대한 압박에 직면했다. 트위터의 파라그 아그라왈 CEO는 "인수 거래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하지만 회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식은 기술 업계 뿐 아니라 금융 시장에도 충격적으로 받아 들여졌다. 하지만 머스크가 인수에 그렇게 심각하지 않고 결국 없던 일로 하고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합의를 져버리면 위약금 10억달러(약1조3000억원)을 내야 한다. 포브스에 따름녀 머스크의 순재산은 2310억달러다.
웨드부시증권의 다니엘 이베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 노트에서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1) 결렬되거나 2) 머스크가 인수가격 인하를 재협상하거나 3) 10억달러 위약금을 내고 없던 일로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창식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