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나스닥, 5주 연속 추락..."'임금 인플레이션' 어쩌나"
임금상승세에 인플레이션 경계감 고조...연준 긴축강화 경착륙 우려 확산
미국 주식시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바람에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5주 연속 하락했다. 2012년 11월 6주 연속 떨어진 지 9년 반 만의 장기 내림세다.
6일(현지시간)에는 4월 미국 고용보고서에 반영된 임금상승세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더 자극했다.
◇강력한 고용지표...'임금 인플레이션' 경계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0% 하락한 1만2144.66을 기록했다. 다우지수(-0.30%), S&P500지수(-0.57%)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고용보고서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표는 예상보다 강력한 노동시장의 회복세를 보여줬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42만8000명으로 다우존스가 취합한 전망치 40만명을 훌쩍 넘겼다. 실업률은 3.6%로 예상보다 0.1%포인트 높게 나왔지만,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한 건 임금상승세였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임금이 31.85달러로 전월대비 0.3% 늘었다. 3월 상승률(0.5%)과 시장 전망치(0.4%)를 밑돌았지만, 임금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임금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거스 파우처 PN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낸 투자노트에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매우 강력한 상태"라며 "쓸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4월의 노동참여율 하락세가 임금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지적했다.
미국의 노동참여율은 올 들어 오름세를 지속해 지난 3월 62.4%에 이르렀지만, 4월에는 62.2%로 지난 1월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는 팬데믹 사태 이전인 2020년 2월보다 1.2%포인트 낮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노동시장의 공급이 개선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노무라는 특히 55세 이상의 노동참여율이 2개월 연속 하락했다며, 이는 조기퇴직을 한 고령층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랜딩 자신" 파월 의심하는 시장
4월 고용지표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또 이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과 맞물리면서 이날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수익률)는 장중 한때 3.13%까지 올랐다.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주에 특히 부담을 줬다. 특히 넷플릭스와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이 각각 3.90%, 2.17% 떨어지며 나스닥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노동시장 환경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가속화할 공산이 크다고 본다.
폴 애시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우 급격한 임금 상승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노동시장 환경이 여전히 강력하다"며 "연준이 최근의 증시 취약성을 이유로 매파(강경파)적인 통화정책 계획을 포기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증시 불안을 이유로 통화긴축 공세를 완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평소의 3배인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0% 넘게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FOMC에서 기준금리를 2000년 이후 처음으로 0.50%포인트 인상한 뒤,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경기침체를 피하면서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성공하는 경기 연착륙(소프트랜딩)에도 자신감을 보였는데,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연착륙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