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Talk]포스트코로나시대 스마트워킹이 뜬다

2022-05-06     비즈니스플러스 기자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과거에 누렸던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은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오히려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의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7명은 코로나 유행이 끝나더라도 재택근무와 같은 유연한 근무환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일하는 게 가능하고 장점도 많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결과다.

네이버가 올 7월부터 직원이 출근과 원격근무 중 근무형태를 고를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도 이달부터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직무특성이나 부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기업들 또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시작했던 재택근무를 아예 회사의 정식 인사제도나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다. 작년에 90% 이상을 재택근무로 운영했던 쿠팡의 경우 올해부터 재택근무 정책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어디서든 주 2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도 코로나19 재유행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기업의 재택근무 활성화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는 재택근무가 일반적인 근무형태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비용 최대 2000만원 지원, 연간 최대 360만원의 노무관리비용, 재택근무 1대 1 상담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사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이전부터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업무 몰입도 증대와 고성과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왔다. 이들이 선도해 온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유연한 근무환경은 디지털 환경에서 차별화된 무형자산으로 등극한지 오래다.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은 언제, 어디서보다 어떻게 일의 성과를 올리느냐에 집중한다.

몇 시간 일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창의성이 높은 혁신적인 방법으로 높은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10시간을 일해 100그루의 나무를 얻는 나무꾼이 있다. 매일 10시간 동안 도끼질만 할 게 아니라 적어도 1시간은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적게 쓰면서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훨씬 낫다. 날을 더 세우든, 도끼를 더 큰 걸로 바꾸든 뭔가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야 같은 시간에 150그루의 나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독일의 사회과학자이며 저널리스트인 마르쿠스 알베르스는 그의 저서 '스마트워킹'에서 "세계  곳곳의 동료와 첨단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하는 e-프리워커(e-free worker)가 직장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높은 성과를 위해 자유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포스트코로나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기업들은 어디서 몇 시간 일하는가보다 제대로 효율성 높게 일해 차별화된 성과를 올리는 스마트워킹에 사활을 건다. 온라인 화상회의가 일상화했고, 거점형 오피스, 메타버스 오피스, 첨단 언택트 협업시스템 등 미래형 오피스 환경이 거세게 밀려 오고 있다.

다만 환경만 바뀌었다고 스마트워킹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바로 구현될 순 없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 신뢰하며 책임있게 일하는 자유롭고 능동적 기업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른 아침 도심 속 본사 빌딩을 향해 몰려드는 정창차림의 출근 행렬을 그때 그 시절 뉴스로 볼 날이 머지 않았다.


탁용원 더와이즈컴 대표. 전 OK금융그룹 본부장,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 단장, 아주그룹·아주캐피탈·교보생명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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