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Talk]포스트코로나시대 스마트워킹이 뜬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과거에 누렸던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은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오히려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의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7명은 코로나 유행이 끝나더라도 재택근무와 같은 유연한 근무환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일하는 게 가능하고 장점도 많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결과다.
네이버가 올 7월부터 직원이 출근과 원격근무 중 근무형태를 고를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도 이달부터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직무특성이나 부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기업들 또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시작했던 재택근무를 아예 회사의 정식 인사제도나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다. 작년에 90% 이상을 재택근무로 운영했던 쿠팡의 경우 올해부터 재택근무 정책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어디서든 주 2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도 코로나19 재유행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기업의 재택근무 활성화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는 재택근무가 일반적인 근무형태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비용 최대 2000만원 지원, 연간 최대 360만원의 노무관리비용, 재택근무 1대 1 상담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사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이전부터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업무 몰입도 증대와 고성과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왔다. 이들이 선도해 온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유연한 근무환경은 디지털 환경에서 차별화된 무형자산으로 등극한지 오래다.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은 언제, 어디서보다 어떻게 일의 성과를 올리느냐에 집중한다.
몇 시간 일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창의성이 높은 혁신적인 방법으로 높은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10시간을 일해 100그루의 나무를 얻는 나무꾼이 있다. 매일 10시간 동안 도끼질만 할 게 아니라 적어도 1시간은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적게 쓰면서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훨씬 낫다. 날을 더 세우든, 도끼를 더 큰 걸로 바꾸든 뭔가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야 같은 시간에 150그루의 나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독일의 사회과학자이며 저널리스트인 마르쿠스 알베르스는 그의 저서 '스마트워킹'에서 "세계 곳곳의 동료와 첨단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하는 e-프리워커(e-free worker)가 직장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높은 성과를 위해 자유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포스트코로나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기업들은 어디서 몇 시간 일하는가보다 제대로 효율성 높게 일해 차별화된 성과를 올리는 스마트워킹에 사활을 건다. 온라인 화상회의가 일상화했고, 거점형 오피스, 메타버스 오피스, 첨단 언택트 협업시스템 등 미래형 오피스 환경이 거세게 밀려 오고 있다.
다만 환경만 바뀌었다고 스마트워킹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바로 구현될 순 없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 신뢰하며 책임있게 일하는 자유롭고 능동적 기업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른 아침 도심 속 본사 빌딩을 향해 몰려드는 정창차림의 출근 행렬을 그때 그 시절 뉴스로 볼 날이 머지 않았다.
탁용원 더와이즈컴 대표. 전 OK금융그룹 본부장,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 단장, 아주그룹·아주캐피탈·교보생명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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