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中 '햐얀 석유' 리튬 독식…전기차 생산목표 지속불가능

중국 비중 70~80%…서방 목표는 높은데 공급 확보 전략 사실상 부재

2022-04-12     신창식 기자
사진=위키피디아

전기차 생산은 중국 중심의 리튬 공급망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이 리튬 공급을 장악하는 사이 서방은 너무 느슨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리튬생산업체 레이크리소시스의 스튜어트 크로우 회장은 서방 기업과 정부가 적절한 리튬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이로 인해 전기차의 급성장은 지속불가능할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크로우 회장은 "일단 지구상에 리튬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 누가 얼마나 많이 생산해 공급하든지 무관하다. 충분한 공급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필요한 만큼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고 자동차 제조업계가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세계 각국의 탈탄소화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서방은 리튬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 제재로 인한 차질 역시 공급 안보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레이크리소시스의 주가는 지난달 2배 이상 뛰어 시가총액이 25억호주달러(19억달러)로 불었다. 레이크리소시스는 일본의 수출입업체 한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일 년에 탄산리튬 2만5000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미국 자동차 포드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 

레이크시소시스는 아르헨티나에서 리튬광산을 개발중으로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미국 라일락솔루션의 친환경 기술을 사용해 리튬을 추출한다. 2025년까지 연간 5만톤 탄산리튬을 생산해 중국을 통하지 않는 공급망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크로우 회장은 "현재 중국이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달한다"며 "서방은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도입하려는 노력을 지나치게 미적거렸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배런조이의 다니엘 모건 광산업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생산업체 혹은 정부가 목표하는 전기차 생산은 달성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레이크리소시스 역시 2015년 아르헨티나 광산개발을 시작했지만 아직 생산은 시작되지 않았다. 크로우 회장은 리튬 개발프로젝트를 착수하는 데에 시간이 지체됐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생산목표를 설정할 때 이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모든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은 석유로 움직이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2035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47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배런조이의 모건 애널리스트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에 대해 2800만대가 좀 더 현실적인 수치라고 반박했다. 게다가 현재 발표된 리튬 개발프로젝트만으로는 이 같은 판매 목표도 달성하기 힘들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지금부터 2030년까지 리튬 생산은 6배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모건 애널리스트는 "2030년까지 8년 남았다"며 "새로운 개발프로젝트들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광산업계에 위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