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고용지표 개선이 불편한 연준...'실업률 인상'이 새 사명?

3월 실업률 3.6% 50년 최저치 근접...임금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 자극 팬데믹에 '자연실업률' 상승...실업률 높여 임금상승 압력 낮춰야 지적도

2022-04-02     신창식 기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구인광고판/사진=AP연합뉴스

미국 노동시장의 강력한 회복세가 재확인되면서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광폭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게 된 셈인데, 일각에서는 연준이 실업률을 높여 임금상승 압력을 낮춰야 할 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지표 개선행진...실업률 50년 최저치 근접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이날 낸 3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고용자수가 43만1000명, 실업률은 3.6%라고 발표했다. 신규고용은 시장 전망치(49만명)를 밑돌았지만, 11개월 연속 40만명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전달 3.8%에서 내리며 팬데믹 사태 이전인 2020년 2월 기록한 50년 만에 최저치(3.5%)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실업률 추이(%)/자료=FRED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임금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동기대비 5.6% 올랐다. 전월치(5.2%), 전망치(5.5%)보다 상승폭이 컸다. 2020년 5월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2월 7.9%)에 한참 못 미쳐 임금상승 압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인상 공세를 정당화할 것으로 본다. 연준이 오는 5월(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평소의 두 배인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70%가 훌쩍 넘는다는 게 미국 금리선물시장 관측이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또다시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을 넘어섰다. 장단기 국채금리의 역전은 경기침체 신호로 풀이된다.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자칫 경기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임금상승 압력...연준 새 사명은 실업률 인상?

일각에서는 실업률 인상이 연준의 새로운 사명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너무 낮은 실업률이 임금상승을 압박해 안 그래도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달은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하고 있는 만큼 실업률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미국의 '자연실업률'을 끌어 올렸다고 본다. 자연실업률은 경기와 노동시장의 수급이 장기적으로 균형을 이뤘을 때의 실업률을 의미한다. 실제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을 크게 웃돌면 경기침체 신호가 되고,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에 한참 못 미치면 임금이 오르기 쉬워 인플레이션이나 경기과열을 의미한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의 자연실업률이 팬데믹 사태 전 4.5%에서 지난해 말 5.9%로 상승했다고 본다. 미국의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을 크게 밑돌고 있는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주 강연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자연실업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고, 임금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현재 추정하는 자연실업률은 4%다. 미국의 실업률이 4%대 후반이었던 지난해 가을, 연준 내부에서는 "최대 고용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통화완화 지속을 주장하는 이들이 많았다. 연준이 자연실업률을 더 높이 봤다면, 일찍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연준이 이를 만회하려면 일부러 경기를 식혀 실업률 상승을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