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침체신호 '모르쇠' 美증시 고공행진...엇갈린 시선
수익률 곡선 역전 '경기침체' 공포에도 美증시 상승세 지속 JP모건체이스, 랠리 지속 기대..."베어마켓랠리" 비관론도
미국 월가에서 최근 뉴욕증시 상승세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은 지난 2주간 11% 뛰었는데, 상승세가 지속되리라는 낙관론과 이번 랠리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美증시 랠리 더 간다"...JP모건 3가지 이유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낙관론 편에 섰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은행의 마크로 콜라노빅 투자전략가는 팀원들과 쓴 최신 투자노트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압력과 미국 장·단금기 국채 수익률(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이들은 특히 최근 시장에는 자만심이 아니라 비관적인 성향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한동안 비이성적인 과열로 우려를 자아내던 투자자들이 소극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리스크를 더 감수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콜라노빅 팀이 제시한 낙관론의 근거는 모두 세 가지다.
①과거를 돌아보면 지금처럼 통화긴축주기가 시작될 때는 주식시장과 신용시장이 꽤 괜찮았다.
②명목 채권 수익률(금리)과 금리가 올라도 실질 정책금리는 여전히 한참 낮은 마이너스(-)로 경기부양적이다. 수익률 곡선 역전을 경기침체 위험을 알리는 신호로 보기엔 시기상조다.
③주요 중앙은행들이 모두 통화긴축에 나선 건 아니다. 일본은행(BOJ)과 중국 인민은행은 오히려 반대로 통화부양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재정부양정책이 증시를 뒷받침할 공산도 크다.
블룸버그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증시도 최근 급반등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손실을 만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잇따른 미국 국채 수익률 역전이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하고 있지만, 증시에서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BofA "'베어마켓랠리'...매도 기회"
반면 최근 뉴욕증시의 반등이 절호의 매도 기회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랠리는 약세장(bear market)에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월가에서 증시 약세론자로 유명한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 미국 주식전략가는 최신 투자노트에서 랠리가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이번 랠리는 매도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베어마켓 랠리는 가장 지독하다"며 유틸리티주 등 방어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했다. 미국의 경기확장주기가 이제 막바지라는 이유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들도 이번 상승세를 베어마켓 랠리로 규정하고, 앞으로 손실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BofA가 보기엔 S&P500지수를 지난 1월 사상 최고치에서 12% 끌어내린 투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의 급격한 랠리는 약세장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변동성 장세를 반영할 뿐이다. 닷컴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있었던 일이다.
BofA는 특히 최근 랠리는 인플레이션에 맞선 연준의 금리인상 공세를 비롯한 취약성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국채의 수익률 곡선 역전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급기야 이날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역전됐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단기국채 금리가 장기국채 금리를 넘어서는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흔히 경기침체 신호로 읽는다.
BofA는 이날 낸 투자노트에서 거시환경 악화와 시장에 비우호적인 연준 탓에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