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中 물가상승세 둔화..."경기부양 여지 커졌다"
연준 등 통화긴축 강도·충격 약해질 가능성 기대도
중국의 물가상승세 둔화가 지난달에도 이어지면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부양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통화긴축 충격이 일부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각각 전년대비 0.9%, 9.1% 올랐다고 발표했다. 두 지수의 상승폭은 모두 시장 예상치와 지난해 12월치(1.5%, 10.3%)를 밑돌았다.
CPI는 지난해 12월, PPI는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가 줄곧 약해지는 추세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금리를 더 낮추고,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더 공급할 여지가 늘어난 셈이라고 짚었다. 안 그래도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에 따른 성장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친성장 기조를 강화해왔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전날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했지만, 몇 개월 안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
싱자오펑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중국 전략가는 이날 블룸버그에 "중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수요가 미약하고, 공급제약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인민은행의 통화완화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도 이날 잠재성장률이 올해 회복돼도 통화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쿠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1월 물가지표는 올해 완만한 물가상승세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경제역풍에 직면한 인민은행의 통화부양 여지가 커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생산자물가 상승세는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PPI 상승세 둔화가 세계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가파른 PPI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중국의 물가상승세 둔화가 궁극적으로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압력과 그 충격을 얼마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력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PPI 상승세 둔화가 지속돼 올해 상승률이 평균 3.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