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억만장자들이란...기술주 투매 피한 '패밀리오피스'
드러켄밀러, 소로스, 마윈 등 패밀리오피스 통해 지난해 말 '빅테크' 투자 축소
전 세계 초고액자산가(UHNW)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들이 최근 투매 압력이 집중된 대형 기술주(빅테크)를 일찌감치 팔아치웠다고 한다.
블룸버그가 14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억만장자들의 패밀리오피스들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지난해 4분기 13F 공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케인 패밀리오피스'는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 모회사)에 대한 3590만달러(약 430억원) 규모의 투자 포지션을 청산했다.
메타플랫폼스 주가는 이달 초 실적 부진 여파로 26% 추락했다. 지난해 9월 380달러를 웃돌았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32% 가까이 떨어져 217달러 선까지 주저앉았다.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의 패밀리오피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도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모회사) 지분을 축소했다. 미국 기술주 대표지수인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최대 상장지수펀드(ETF)인 '인베스코QQQ트러스트시리즈1' 지분액은 무려 97% 줄였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공동 창업자인 마윈과 차이충신의 재산 일부를 관리하는 블루풀캐피털 또한 아마존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팔 등의 주식을 미리 팔아 손실을 일부 피했다.
드러켄밀러는 기술주 비중을 낮추는 대신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 주식 약 1억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소로스는 미국 전기차회사 리비안오토모티브 지분 약 20억달러어치, 원격 피트니스업체 펠로톤인터랙티브 지분 1330만달러어치를 매입했다.
그 사이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창업자 가문인 월튼가의 패밀리오피스인 WIT(월튼인베스트먼트팀)는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판둬둬에 대한 투자액을 줄이고, 나스닥 상장 제약업체인 매드리갈파마슈티컬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밖에 미국 투자회사 TPG(텍사스퍼시픽그룹)의 공동설립자인 데이비드 본더맨의 와일드캣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 현재 6억1410만달러 규모인 미국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4분의 1이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킬즈(Skillz)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 주식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기관투자가는 분기마다 SEC에 13F 공시를 내야 한다. '스마트머니' 투자 지형을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