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소로스의 '촉'...1월 투매장 앞서 '빅테크' 비중 축소
인베스코QQQ트러스트시리즈1 지분 97% 축소...주가 하락 리비안, 펠로톤은 매수
'헤지펀드의 전설'로 통하는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지난해 말 미국 대형 기술주(빅테크) 투자 비중을 대거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증시를 휩쓴 빅테크 투매 바람을 예견이라도 한 듯한 행보다.
뉴욕증시 기술주 중심 지수인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전 고점 대비 13%가량 추락했다. 올해 낙폭이 여전히 12%에 이른다.
11일 블룸버그, 로이터 등에 따르면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에 '인베스코QQQ트러스트시리즈1' 지분을 3억5620만달러어치에서 940만달러어치로 줄였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를 97%나 쪼그라트린 것이다.
인베스코QQQ트러스트시리즈1은 미국 기술주 대표지수인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최대 상장지수펀드(ETF)다.
소로스펀드는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같은 미국 간판 기술대기업 지분도 축소했다.
소로스펀드는 대신 미국 전기차회사 리비안오토모티브 지분 약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어치, 1983만여주를 매입했다. 또 원격 피트니스업체 펠로톤인터랙티브 지분 1330만달러어치도 새로 매입했다. 둘 다 지난해 말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종목이다.
리비안은 지난해 9월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 경쟁사를 모두 제치고 처음으로 전기 픽업트럭 'R1T'를 출시했다. 같은해 11월에는 나스닥시장에 진출해 120억달러를 조달했다. 그해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이다.
나스닥 데뷔 1주일 만에 180달러 턱밑까지 올랐던 주가는 곧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60달러를 밑돌고 있다. 올 들어서만 43%,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로는 67% 내렸다.
리비안은 지난해 12월 공급망 불안 등을 이유로 같은 해 생산대수가 목표치(1200대)를 수백대 밑돌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리비안은 자사 지분 20%를 가진 아마존에 10만대 이상의 전기트럭을 공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펠로톤은 '팬데믹 특수'로 한동안 월가의 큰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역시 지난해 말부터 주가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지난해 1월 167달러를 웃돌았던 주가가 지난달 한때 2019년 뉴욕증시 데뷔 때의 공모가 29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34.68달러로, 최근 피인수설이 잇따르면서 주가가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