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주간전망]'저가매수'의 유혹..."밸류에이션 재평가부터"

연준 경계감 이어 분기실적 주요 변수로 부상

2022-01-31     신창식 기자
사진=AFP연합뉴스

'바겐헌터'(bargain hunter)로 나설까, 말까.

바겐헌터는 양질의 저가제품을 찾아다니는 이를 말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자산을 사들이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주 막바지에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덕분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4주 만에, 나스닥지수는 5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만큼 많이 떨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은 올 들어 9% 넘게 밀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 가까이 추락해 '조정'(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 국면에 있다. 저가매수 수요를 자극하기 좋은 환경이다. 지난 2년간 저가매수 전략은 투자자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줬다. 

문제는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팬데믹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년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통화부양책이 증시를 떠받쳐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이 이어졌지만, 연준의 증시 부양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3월을 시작으로 올해만 4번 이상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시장의 경계감을 곧추세웠던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일단락된 만큼 이번주는 기업들이 발표하는 분기실적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리인상기 밸류에이션 재평가

금리인상은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기 마련이다. 고평가 종목일수록 타격이 크다. 연준의 통화긴축 가속 움직임에 최근 성장주, 특히 기술주가 집중 투매 대상이 된 이유다. 전문가들은 저가매수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적정 주가 수준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이터는 리피니티브의 IBES 자료를 인용해 S&P500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을 반영한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19.5배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말의 22배에 비해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5년 평균치는 18.5배. PER은 주가 평가 척도 가운데 하나다.  

바클레이스는 최신 투자노트에서 "저가매수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펜데믹 사태 이전의 밸류에이션으로 보면, S&P500지수가 지난 24일 종가(4410.13)에서 8%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8일 종가는 4431.85다. 


◇'위험프리미엄'...채권보다 주식 

또 다른 주가 평가 척도로 주식위험프리미엄(ERP)이라는 게 있다. 무위험자산인 국채 대신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는 데 따른 추가 수익률이다.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어드바이저리서비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를 근거로 내년까지는 채권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게 나을 것으로 봤다. 그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이 올 들어 0.30%포인트가량 올라 1.8%를 넘어섰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P500이 10년 만기 미국 국채보다 1년 수익률이 평균 11.8%포인트 더 높다고 덧붙였다.


◇알파벳·아마존...분기실적 발표도

바겐헌터라면 S&P500 기준으로 아직 절반 이상 발표가 남은 분기 실적도 주목해야 한다. 로이터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대비 8.4% 늘어날 전망이라며, 탄탄한 실적이 증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통신은 다만 변덕스러운 투자자들은 실적과 관련한 작은 뉴스에도 심술을 부려 시장 분위기를 망쳐놓기가 일쑤라며 넷플릭스, JP모건, 테슬라 등이 최근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주에도 엑손모빌, 알파벳(구글), GM, 퀄컴, 아마존 같은 주요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른다.

이밖에 주목할 경제지표로는 2월 4일 발표되는 1월 고용보고서가 있다. 

앞서 2월 3일에는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BOE는 지난해 12월 팬데믹 사태 이후 첫 금리인상에 나섰는데,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ECB는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음은 이번주 예정된 주요 지표·실적 발표 일정

◇31일

-지표: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2월 1일

-지표: 1월 마킷 제조업 PMI, 1월 ISM 제조업지수
-실적: 엑손모빌, UPS, 알파벳, 스타벅스, GM, 페이팔, 일렉트로닉아츠

◇2월 2일

-지표: 1월 ADP 고용보고서
-실적: 애브비, 메타플랫폼스, T모바일, 퀄컴

◇2월 3일

-지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1월 마킷 서비스 PMI, 1월 ISM 서비스지수, 12월 공장주문
-실적: 코노코필립스, 허니웰, 아마존, 포드, 스냅, 핀터레스

◇2월 4일

-지표: 1월 고용보고서
-실적: 브리스톨마이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