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종목PICK]'펠로톤' 넘어가나...애플·나이키·아마존·에퀴녹스 4파전?

지난해 1월 고점 대비 주가 84% 추락...공모가 밑돌아 '저가매력' 급부상 피인수설 확산...'애플' 거론 가장 많아

2022-01-23     이샛별 기자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원격 피트니스 서비스업체 펠로톤인터랙티브(PTON)의 주가가 폭락하자 미국 월가에서는 펠로톤이 곧 인수 표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펠로톤은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를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49만명에 이르는 구독자 기반과 저가 매력이 인수합병(M&A) 입질을 끌어모으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펠로톤은 '팬데믹 특수'를 맞아 승승장구하며 지난해 1월 주가를 167달러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팬데믹 특수가 시들해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1일 27달러까지 추락했다. 2019년 뉴욕증시에 데뷔할 때의 공모가 29달러를 밑돈 것이다. 2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90억달러(약 11조원)가 안 된다. 

미국 인터넷매체 쿼츠는 22일(현지시간) △애플나이키아마존에퀴녹스 등을 펠로톤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

펠로톤 피인수설과 관련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회사는 단연 애플이다. 당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건강'을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꼽고 있다.

구체적으로 애플은 '피트니스플러스'(Fitness+)라는 건강 관련 구독 서비스를 애플워치와 연동해 제공하고 있다. 애플이 펠로톤을 인수하면 건강 정보를 더 많이 확보해 서비스질을 높일 수 있다. 

애플은 하드웨어시장도 장악하고 있는 만큼 펠로톤의 실내 자전거를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기 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애플이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이 2조7000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펠로톤을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것도 문제될 게 없다고 쿼츠는 짚었다.  


◇나이키

스콧 갤로웨이 미국 뉴욕대 교수는 2020년부터 펠로톤이 팔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다만 처음에는 애플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봤지만, 지금은 인수 주체로 나이키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그가 처음에 애플이 펠로톤을 인수하기 쉽다고 본 건 당시 펠로톤의 몸값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키가 무리하지 않고 나설 수 있는 가격이 됐고, 펠로톤을 인수하기엔 스포츠업계 강자인 나이키가 나서는 게 애플보다 더 자연스럽다는 게 갤로웨이 교수의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펠로톤이 연내에 다른 회사에 인수될 것으로 본다.


◇아마존

헬스 전문 사이트인 핏인사이더 설립자인 앤서니 비네어는 아마존이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다며, 펠로톤이 바로 콘텐츠 회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집에 들인 것처럼 펠로톤도 집에 들이기 쉽다고 설명했다.

비네어는 특히 펠로톤의 기반이 아마존의 액티브웨어와 영양제, 홀푸즈마켓의 매출을 늘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홀푸즈마켓은 아마존이 2017년 인수한 유기농 슈퍼마켓이다. 

비네어는 펠로톤으로 운동을 하는 이들이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홀푸즈마켓이 보상을 주는 식으로 고객 기반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에퀴녹스

미국 고급 피트니스 체인 에퀴녹스의 펠로톤 인수 가능성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에퀴녹스는 부티크식 고급 체육관과 호텔 등을 통해 개인·단체 트레이닝, 필라테스, 스파 등 다양한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일련의 사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같은 봉쇄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홈트레이닝 수요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퀴녹스는 지난해 펠로톤과 비슷한 '소울사이클앳홈'(SoulCycle At-Home)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