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기술주 '따라쟁이' 된 비트코인...흔들리는 헤지전략
연준 통화긴축 압력에 비트코인-나스닥100 상관계수↑ '고변동성 위험자산' 낙인 암호화폐 헤지투자처 매력↓
비트코인 가격과 미국 증시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 움직임이 갈수록 '판박이'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나 대형 기술주나 모두 변동성이 큰 고베타(high-beta) 위험자산으로 취급받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움직임에 역풍을 맞기 쉽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기존 자산들에 대한 투자 위험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로 피하려는 헤지(위험회피) 전략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이날 주요 대형 기술주를 반영하는 나스닥100지수가 '미니 반등'에 나서자, 비트코인 가격도 거의 같은 시간에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사실상 이번주 내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기술주들 주가와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과 나스닥100지수의 100일 상관계수는 현재 0.40으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됐다고 한다. 두 자산의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우면 자산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1에 가까우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매튜 시겔 반에크 디지털자산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비트코인이 흔한 단기 패턴을 따르고 있다"며 "나스닥지수, 다른 기술주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패픽 클록타워그룹 수석 전략가도 시겔의 견해에 공감했다. 패픽은 "비트코인은 고베타 위험자산"이라며 "연준이 점점 더 매파(강경파) 성향을 드러내는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고베타 위험자산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긴축을 둘러싼 우려가 클 때는 비트코인이나 기술주처럼 고평가된 위험자산의 투자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비트코인과 기술주는 지난 13년간 제로(0) 또는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를 비롯한 통화완화 환경을 톡톡히 누리며 몸값을 키웠다. 연준이 최근 통화긴축 공세를 벼르고 있으니, 똑같이 변동성이 커지기 쉽다. 특히 연준이 시중 자금을 거둬들이면 암호화폐시장에 대한 유동성 흐름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앤더슨 라퐁탕 마라클마일어드바이저스 선임 고문은 비트코인과 기술주의 상관관계가 지속되면 암호화폐가 헤지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을 수 있는데, 이미 그런 상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