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 리뷰&전망]美FOMC, 내년 '매파' 쏠림...백악관 '균형' 촉각

세계경제, 국제금융시장 올해 이슈와 새해 전망⑦/ 내년 투표권 쥐는 지역연은 총재 매파 일색...연준 이사 공석 3명 인선도 관심

2021-12-31     김신회 기자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사진=신화연합뉴스

내년 세계 경제, 금융시장 향방과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 가운데 하나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다. 연준은 이달 열린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긴축 시간표와 관련해 '3·3·3' 원칙을 제시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종료 시기를 내년 3월로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앞당기고, 내년과 내후년에 기준금리를 각각 3회씩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2024년 2회에 이르기까지 모두 8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높이기로 한 건 인플레이션 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198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달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내년에 연준 목표치(2%)로 돌아오긴 어렵다고 본다.

FOMC 위원들도 연준이 물가지표로 가장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올해 4.4%를 정점으로 하락해도, 내년 2.7%, 2023년 2.3%, 2024년 2.1% 등 한동안 2%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FOMC 지역연은 투표권 손바뀜...'매파' 쏠림

안 그래도 내년에는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FOMC의 성향이 한층 더 매파(강경파)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순환제에 따라 애틀랜타(라파엘 보스틱), 시카고(찰스 에반스), 샌프란시스코(메리 달리), 리치먼드(토머스 바킨)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올해 행사한 투표권을 캔자스시티(에스더 조지), 세인트루이스(제임스 불라드), 클리블랜드(로레타 메스터), 보스턴(임시총재 체제) 연은 총재가 쥐게 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기존 FOMC 멤버들이 지난 회의에서 모두 내년 금리인상을 예상한 만큼 매파 성향이 더 강한 이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돼도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이 크게 바뀔 일은 없다고 봤다. 다만 매파 성향이 짙은 이들이 FOMC 투표권자로 나서면 시장의 관심이 더 집중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의 움직임과 발언에 시장이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에스더 조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웹사이트

4명의 새 투표권자 가운데 가장 한결같은 매파로 꼽히는 이는 캔자스시티 연은의 조지 총재다. 통화긴축을 주장해온 그는 과거 투표권을 행사할 때 절반 넘게 반대표를 던졌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불라드 총재도 조기 통화긴축을 주장해왔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메스터 총재는 2020년 팬데믹 초기 연준이 추진한 통화부양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이다. 

보스턴 연은은 현재 총재 자리가 공석이다. 최고경영자(CEO)인 케네스 몽고메리가 임시 총재를 맡고 있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보스턴 연은이 새 총재를 맞을 때까지는 연준 관행에 따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가 대신 투표권을 행사하게 될 전망인데, 그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외에 연준 이사 7명과 뉴욕 연은 총재는 영구 투표권을 행사한다. FOMC에는 연준 이사 7명과 12명의 지역 연은 총재가 모두 참석하지만 투표권은 12개로 제한된다.

 


◇연준 이사 3명 충원·교체...바이든, '균형' 맞추나

내년에는 연준 이사 구성도 바뀐다. 현재 7석 가운데 1석이 공석인데, 2석이 더 비게 된다.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부의장으로 지명돼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고, 랜덜 퀄스 이사는 이달 말 사임하기로 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 끝난다.

시장에서는 FOMC 투표권을 새로 쥐게 되는 연은 총재들이 매파 성향으로 치우쳐 있는 만큼 백악관이 연준 이사 3명을 충원하며 균형을 맞추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이사 공석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이 FOMC를 현재 예상되고 있는 내년 3회 금리인상에서 2회 인상 쪽으로 기울일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 이사와 재무부 부장관을 지낸 새라 블룸 래스킨을 차기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에, 리사 쿡 미시간대 교수와 필립 제퍼슨 데이비드슨 칼리지 교수를 각각 차기 연준 이사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