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美테이퍼링 가속? 감속?...인플레이션 vs 오미크론
美애틀랜타 연은 총재, 신종변이 위험 일축 테이퍼링 가속 주장 금리선물시장선 연준 첫 금리인상 시기 내년 6월서 9월로 미뤄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최근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그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가 더뎌질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보스틱 총재는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회견에서 "나는 자산매입(양적완화)을 늦추는 속도를 높이는 데 매우 열려 있다"며 지난 몇 개월처럼 올해 1분기 말과 2분기 초 수준의 회복세가 계속 되면 자산매입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스틱 총재는 내년에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의 이날 발언 내용은 금융시장 반응과 엇갈린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본 연준의 첫 금리인상 시기는 이날 내년 6월에서 같은 해 9월로 밀렸다. 연준이 신종 변이 출현에 따른 우려로 통화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최근 새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경계수위가 가장 높은 '우려변이'로 지정하고, '오미크론'(Omicron)이라고 명명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세계 경제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미국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2개월 만에 최고인 28까지 치솟는 사이 다우지수는 올 들어 최대인 905.04포인트(2.53%) 추락했다.
보스틱 총재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 성장세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지만, 팬데믹 기간의 교훈은 역풍이 전보다 작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오미크론의 확산이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스틱 총재의 발언이 연준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최근까지 통화긴축 가속론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최신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다.
연준이 물가지표로 가장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EC) 물가지수는 지난달 전년동기대비 4.1% 올랐다. 1990년 12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도 한다.
투자자들은 오는 30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함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